임시의정원 백년…‘마지막 의장’ 홍진 선생 되새긴 국회

국회, 10일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 기념행사 개최
홍진 선생 흉상 제막식…최장수 임시의정원 의장 역임
문희상 “새100년 개헌으로 출발…국회 총리 복수추천”
  • 등록 2019-04-10 오후 6:04:00

    수정 2019-04-10 오후 6:04:00

1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 기념식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홍진 임시의정원 의장의 손자며느리 홍창휴 여사로 부터 임시의정원 관인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국회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당시 입법부 역할을 했던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마지막 의장을 지낸 홍진 선생을 되새겼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새로운 100년의 대장정을 개헌으로 출발해야 한다”며 화두를 던졌다.

국회는 10일 국회의사당 중앙홀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이낙연 국무총리,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홍진 선생의 손주며느리 홍창유 여사, 임시의정원 초대의장을 지낸 이동녕 선생 손녀인 이경희 여사 등 독립유공자 후손도 다수 참석했다.

문 의장은 임시의정원에 대해 “우리 역사상 최초의 근대적 입법기관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정치적 의미가 있다. 3.1운동 정신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며 “임시의정원은 새로운 국가의 기틀을 다지는 반석이며 기둥”이라고 평가했다.

홍진 선생은 상해 임시정부 27년 동안 세 번의 임시의정원 의장과 임시정부 국무령을 역임한 법조인 출신 독립운동가다. 임시의정원의 최장수 의장이자 마지막 의장으로, 상해 임시정부 수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등 대한민국 의회와 정부 발전에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문 의장은 “대한제국 시절 법관양성소를 만들었는데 1호 검사가 이준 열사, 2호 검사가 홍진 선생이셨다. 가만히 있어도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는 분인데 3.1운동 피해자를 변호하다 결심을 굳히고 1919년 4월9일 상해로 떠나 (독립운동을 위해) 모든 걸 버리셨다”며 고인을 기렸다. 국회는 이날 개원 100주년 기념행사에 앞서 국회도서관에서 홍진 선생 흉상 제막식도 개최했다. 홍진 선생의 흉상 건립은 지난해 11일 여야가 본회의에서 합의한 내용이다.

홍진 선생의 손주며느리인 홍창유 여사는 1919년 4월10일 임시의정원이 성립된 이후 광복 직후인 1945년 8월22일까지 각종 공문서에 사용됐던 국새(國璽)격의 도장인 관인(官印)을 국회의장에게 전달했다. 그동안 관인을 보관해왔던 홍진 선생 유족은 임시의정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기증을 결정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임시의정원 기념극, 대한민국 임시헌장 낭독도 진행됐다. 기념극에서는 1919년 4월10일 밤 10시에 진행된 임시의정원 제1회 회의 모습을 재연했다. 이동녕 선생의 손녀 이경희 여사, 김동삼 선생의 손녀 김복생 여사, 이회영 선생의 손자 이종찬 전 의원과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임시의정원 유족들이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함께 낭독했다.

문 의장은 기념사를 통해 “국회에서 총리를 복수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내용으로 개헌을 추진하자”며 “이를 2020년 총선에서 국민투표에 부쳐 다음 정권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말했다. 제왕적 대통령제로 불리는 현행 권력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개헌을 제안한 것이다. 문 의장은 또 “현재 우리의 정치 시스템은 전부(全部) 아니면 전무(全無)라는 승자독식 구조”라며 여야가 신속히 선거제도 개편에 합의할 것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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