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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는 러시아 사업 지속 가능성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심도 있는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은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서한을 보내 삼성 제품의 러시아 수출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한 데다 물류난에 루블화 가치 폭락 등으로 제품을 팔수록 손해 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우선 1단계로 “현재 지정학적 상황으로 인해 러시아행 선적이 중단됐다”며 “복잡한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다음 단계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러시아 수출 중단’보다는 ‘선적 중단’이라는 단어를 선택하면서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적절하게 수출을 하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기업들이 대거 수출하지 않기로 선언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연관성이 떨어지는 한국 입장에서는 사정이 좀 다르다”며 “현재로서는 로우키(low-key)로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인텔, 애플, 테슬라, 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들의 러시아 보이콧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하일로 페트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호소도 외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 ‘반전’이라는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반전 가치가 전 세계적으로 더욱 확대될 경우 러시아 시장에서 계속 남아 있는 것만으로도 기업 및 제품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면서 “여러 시나리오를 따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