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S, 희귀난치질환 전문 세엘진 83조원에 합병

글로벌 매출 기준 13위서 5위로 껑충
치료제 겹치지 않아 시너지 상당할 것
  • 등록 2019-01-03 오후 11:00:07

    수정 2019-01-04 오전 10:27:48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 성사됐다.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3일(현지시각) 희소난치질환 치료제 전문 제약사 세엘진(Celgene)을 740억 달러(약 83조 4000억원)에 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병으로 세엘진 주주들은 주식 1주당 BMS 주식 1주와 현금 50달러씩 받게 된다. BMS 측은 이번 인수합병이 고부가가치의 혁신적인 의약품과 선도적인 기술력으로 염증질환, 면역질환, 심혈관계질환, 암질환에서 환자의 기대를 충족하는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오바니 카포리오 BMS 최고책임자는 “셀젠과 함께 혁신적인 바이오의약품 업계에서 리더가 될 것”이라며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세엘진은 암젠(Amgen), 바이오젠(Biogen), 길리어드(Gilead)와 더불어 짧은 시간에 도약한 바이오제약사로 꼽힌다. 1986년에 설립해 희귀질환이나 치료제가 거의 없는 질병에 집중했다. 이런 질환은 환자 수가 많지 않아도 미충족 수요가 높아 치료제를 개발하면 부가가치가 높다. 세엘진은 매출의 3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연구비 비중(약 15~20%)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대표 의약품으로는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레블리미드’, 급성골수성백혈병 및 골수이형성증후군 치료제 ‘비다자’, 말초T세포림프종치료제 ‘이스토닥스’, 건선 및 건선성 관절염 치료제 ‘오테즐라’ 등이 있다.

이번 합병에 대해 마크 알레스 세엘진 CEO는 “셀젠은 지난 30년간 미충족 수요 영역을 개척해 환자의 삶을 변화시키는 치료제를 제공해 왔다”며 “BMS와의 합병으로 장기적인 성장의 기회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엘진과 합병을 성사시키면서 BMS는 2017년 매출액 기준 글로벌 13위에서 노바티스에 이어 5위로 단숨에 순위가 올라가게 됐다. 2017년 기준 BMS는 1012억 4800만 달러(약 114조 1500억원)로 13위, 세엘진은 830억 5400만 달러(93조 6400억원)로 17위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합병이 브리스톨 마이어스가 스큅을 인수한 것보다 더 큰 딜로 보고 있다. 1887년 창립한 브리스톨 마이어스는 1989년 스큅을 인수하면서 BMS로 거듭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암, 자가면역질환, 심혈관질환 등 BMS와 세엘진은 질환 영역은 비슷하지만 세엘진은 희소난치질환에 집중한 만큼 두 회사의 파이프라인은 겹치는 것이 거의 없다”며 “이번 인수합병으로 서로 미진한 부분을 채우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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