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맥도날드 햄버거, 식중독균 기준치 3배 초과 검출"

국내 프랜차이즈·편의점 햄버거 제품 38종 실태 점검
맥도날드 햄버거, 황색포도상구균 3배 이상 검출
'햄버거병' 유발균은 검출 안 돼
  • 등록 2017-08-10 오후 6:16:27

    수정 2017-08-10 오후 6:16:27

민중연합당 엄마당, 엄지당(엄마들을 지지하는 정당) 당원들이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햄버거병’ 맥도날드 책임회피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한국소비자원(원장 한견표)의 위생실태 점검 결과, 맥도날드 불고기버거에서 식중독을 유발하는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치의 3배 이상 초과 검출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일명 ‘햄버거병’ 논란을 불러일으킨 맥도날드 사태와 관련, 국내 프랜차이즈·편의점 업계 햄버거 38종의 위생실태를 조사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소비자원은 최근 맥도날드를 포함한 국내 주요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6개 업체 24개 제품) 및 편의점(5개 업체 14개 제품)에서 판매되는 햄버거 38종을 긴급 수거해 위생 실태를 점검했다. 지난해 9월 경기 평택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은 4세 여아가 용혈성요독증후군(HUS) 진단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햄버거병’ 논란이 불거긴 데 따른 것이다.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장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돼 신장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는 질환이다.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프랜차이즈·편의점 햄버거 제품 38종을 긴급 수거해 위생실태를 점검한 결과 맥도날드 불고기버거 제품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기준치의 3배 이상 검출됐다. (사진=한국소비자원)
소비자원 조사 결과 모든 제품에서 용혈성요독증후군을 유발하는 장출혈성 대장균을 포함한 위해 미생물은 검출되지 않았다. 다만 맥도날드 불고기버거 제품 한 개에서만 황색포도상구균이 340/g(1g 당 340) 검출됐다. 기준치(100/g)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황색포도상구균은 구토와 설사, 복통을 일으킬 수 있다.

앞서 한국맥도날드 측은 소비자원을 상대로 ‘검사 결과 공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기각했다.

맥도날드 측은 “소비자원이 시료 채취와 운반 과정에서 식품공전상의 절차를 위반해 조사결과를 신뢰할 수 없고 신뢰성 없는 조사결과를 공표할 경우 자사의 명예와 신용이 침해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해당 불고기버거가 구매 후 30분 이상 상온에 노출됐거나 운반·보관 중 인위적으로 포장을 개봉해 외기에 노출시켰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소명되지 않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 6개월 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햄버거 관련 위해 사례는 총 771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 6월까지만 총 153건의 위해 사례가 접수돼 전년 동기(106건) 대비 44.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해 원인이 확인된 711건 가운데 ‘햄버거 섭취로 인한 위해사례’가 444건(62.4%)으로 가장 많았고 ‘햄버거에 혼입된 이물질을 확인하거나 이물질을 통해 위해가 발생한 사례’가 214건(30.1%)으로 뒤를 이었다.

이물질 종류가 확인된 214건 중에서는 플라스틱·비닐이 검출된 경우가 32건(14.9%)으로 가장 많았으며 벌레(31건·14.5%), 금속·유리조각(28건·13.1%) 등의 순이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햄버거는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취약한 어린이가 즐겨먹는 대표적인 ‘어린이 기호식품’으로 보다 철저한 안전 관리가 요구된다”며 “맥도날드 측에 판매 제품과 매장의 위생관리 강화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햄버거 관련 위해 사례 원인 및 이물질 종류별 분석(사진=한국소비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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