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정부가 내달 6일 일본 가나가와현 남부 사가미만에서 열리는 일본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관함식에 해군 함정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우리 군 함정이 ‘욱일기’를 형상화한 자위함기 게양 일본 총리 승선 함정에 경례를 한다는 얘기다. 욱일기는 옛 일본군이 사용하던 것으로 침략전쟁과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1953년부터 자위함기로 욱일기 형상을 사용하고 있다.
국방부는 27일 일본 관함식 참가 결정과 관련 “과거 일본 주관 국제관함식에 우리 해군이 두 차례 참가했던 사례와 국제관함식과 관련한 국제관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본 자위함기에 대해 국제사회가 얼마나 인정하느냐는 문제를 검토했는데, 중국 포함 국제사회가 인정하고 있다”면서 “국민정서상 불편함은 있겠지만, 주최국 원수에 대해 예를 표하는 차원에서 일본 총리가 탑승하는 좌승함에 우리 함정 장병들이 대함 경례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과거 우리 해군은 2002년과 2015년 일본이 개최한 관함식에 함정을 보냈고, 일본도 1998년과 2008년에 한국에서 열린 관함식에 함정을 파견했다. 이때도 일본 함정은 욱일기를 형상화한 깃발을 게양했다.
| 일본 해상자위대 자위함기 (출처=일본 해상자위대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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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우리 해군 함정의 일본 관함식 파견 여부를 논의했다. 회의 막판까지 찬반 양론이 팽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번 국제관함식 계기로 개최되는 다국간 인도주의적 연합훈련과 30여개국 해군참모총장이 참석하는 서태평양해군심포지움은 우방국 해군과의 우호협력 증진은 물론 우리 해군이 주변국 및 국제사회와의 해양안보협력을 강화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야기된 한반도 주변의 엄중한 안보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 해군의 이번 국제관함식 참가가 갖는 안보상의 함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국제협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우리 군은 이번 관함식에 전투함이 아닌 군수지원함을 파견한다. 소양함은 29일 진해항을 출항해 11월 1일 일본 요코스카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11월 6일 국제관함식 본 행사에 참가한 후 참가국 함정들과 7일까지 다국간 인도주의적 재난구호 연합훈련도 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국제관함식 참가국 함정들이 참여해 실시하는 다국간 연합훈련은 조난·화재 선박에 대한 수색 및 구조를 위한 인도주의적 차원의 훈련으로, 우방국 해군과의 상호운용성을 제고함으로써 역내 해양안보협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본 국제관함식에는 대한민국을 포함해 13개국 함정 19척이 참가할 예정이다. 중국은 참가하지 않지만 서태평양해군심포지움에는 중국 해군총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