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북미 주식형 펀드로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 수익률 모멘텀과 함께 ‘미국 증시는 우상향할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덕분에 순자산 2조원에 가까운 공룡 액티브 펀드에 이어 순자산 1000억원이 넘는 미국 주식 ETF도 줄이어 등장하고 있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
12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1일 기준 북미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은 7조879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3조7915억원과 비교하면 거의 2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해외 주식형 펀드를 국가·지역별로 구분했을 때 현재 순자산 1위는 중국 주식형 펀드로, 10조7959원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 주식형 펀드는 지난해 8조6182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감률은 25.27%에 그친다. 지금 같은 속도가 유지된다면 조만간 북미 주식형 펀드가 중국 주식형 펀드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올해 자금 유입도 압도적이다. 연초 이후 북미 주식형 펀드에는 2조3331억원이 유입됐다. 중국 주식형은 1조4737억원이 신규 설정되는 데 그쳤다. 수익률 고공행진을 보여준 지난해와 달리 중국 주식형이 각종 규제 리스크로 연초 이후 3.01% 수익률을 낼 때 미국 주식형은 평균 수익률 19.62%를 기록했다. 해외 주식형 평균 10.89%를 상회한다. 선진국이란 안정성에 수익률 모멘텀이 투자자들을 끌어당긴 셈이다.
세부 상품별로는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자H(주식)(A)’가 1636억원으로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다. 지난해 출시된 해당 펀드는 ‘S&P500 배당귀족지수(S&P500 Dividend Aristocrats Index)’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미국 S&P500지수를 구성하는 종목 중에서 △25년 연속으로 배당금이 증가하고 △시가총액은 30억달러 이상이며, △직전 3개월 평균 일 거래량이 500만달러 이상인 기업에 투자한다.
6월 중순 기준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철강기업인 뉴코(Nucor)(1.82%), 투자금융회사인 프랭클린 템플턴(1.56%), 식품회사인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 (1.51%), 물류유통 업체인 익스피다이터스(1.51%), 유통업체 타깃 코퍼레이션(1.50%) 등을 보유 비중 상위 종목으로 담고 있다. 익숙한 미국 대형주 중심은 아니지만 장기간 꾸준히 배당을 늘려온 기업에 투자한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끌어당겼다는 반응이다.
최민규 한국투자신탁운용 퀀트운용팀장은 “불확실성이 높을 때 배당주 펀드, 로우볼 펀드, 퀄리티 펀드 등 방어력 있는 펀드들이 주목 받는다”면서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지속적인 배당성장‘이란 명확한 콘셉트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미국 증시에 대한 전망도 ‘맑음’이다. 2분기 실적이 높은 눈높이에도 깜짝 실적이 나와 이익 전망 상향 조정이 지속되고, 하반기 금리 하향 안정이 예상되면서 성장주 중심의 강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국으로 대표되는 신흥국 등이 성장하고 있지만 미국이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면서 “과거에도 미국 시장이 고점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그 고점이 계속해서 경신되는 등 이런 현상으로 미국의 투자매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