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지원으로는 재무개선 효과가 발생하는 출자전환,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확충 방식과 신규 자금 대출 지원으로 나뉘는데, 대우조선의 경우 특히 출자전환 규모가 커 산출법에 따른 수치의 차이가 크게 발생했다.
출자전환은 기업입장에서는 부채를 탕감하고 자기자본이 늘어나 재무개선효과가 발생하는 반면 채권자 입장에서는 부채에서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기업의 이익 배분권을 이자에서 배당으로 받는데 불과한 만큼 신규 자금 지원과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이에 기업입장에서 혜택인만큼 출자전환을 지원으로 볼 수도 있지만 금융기관입장에서는 신규로 자금이 나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원규모에서 제외하고 발표하게된다.
그렇다면 만일 출자전환 등 모든 재무적 지원을 포함한 대우조선해양 자금지원 규모는 모두 얼마나 될까.
2000년 산은 인수 이후 17년간 얼마나 들어갔나
첫 지원은 대우그룹 부실로 인해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주식을 처음 보유하게 된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 12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출자전환을 통해 대우조선 최대주주로 오르게된다. 그해 10월 분식회계로 수조원 규모의 부실이 발생해 해체된 대우중공업에 대해 채권단은 진통 끝에 대우중공업을 대우조선공업과 대우종합기계로 나눠 ‘클린 컴퍼니’로 출범시키고 양사에 출자전환을 단행했다. 산업은행과 자산관리공사(캠코)의 부실채권정리기금의 대우조선에 대한 출자전환 채권액은 1조1714억원 규모다. 이후 대우조선은 경영정상화를 이뤄내면서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을 통해 지분 일부(15%)를 230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기존 보유 채권액에서 회수액을 단순 차감하면 약 1조원이 들어간 셈이다.
이후 산은은 대우조선 경영정상화가 이뤄지며 수 차례 매각을 시도, 2015년 10월 4조2000억원의 자금지원안이 나오기까지 추가로 지원된 자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대우조선의 완전자본잠식 탈피를 위해 2016년 12월 산업은행 유상증자 3800억원, 출자전환 1조8000억원, 수출입은행 영구채 1조원 인수 등을 통해 총 3조18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번 2차 자금지원을 통해 2조9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지원과 2조9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회사채 7500억원, 시중은행 5600억원, 산ㆍ수은 1조6000억원)을 통해 5조8000억원의 자금지원을 받는다. 부채탕감까지 지원으로 본다면 이 규모 역시 9000억원 수준.
자금지원 어디까지 보냐에 따라 달라져
이에 대해 자금을 신규로 넣는 정부 입장에서는 2015년 10월 4조2000억원의 자금 지원 이후 이번에 신규로 투입하는 자금은 2조9000억원 등으로 제한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제까지 약 7조원 수준의 자금이 대우조선에 지원된 것으로 봐야한다는 것. .
산업은행 관계자는 “기존 차입금을 출자전환을 통해 주식으로 전환한 경우는 신규로 자금지원이 이뤄진 것이 아니라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한 것에 불과한 만큼 신규 자금 지원이 없어 지원이라 보기 힘들다”며 “대우조선을 인수한 이후 유동성 부족사태에 따른 신규 자금 지원은 7조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나현승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출자전환은 부채탕감이라는 측면에서는 포괄적으로 지원이라고 볼 수 있지만, 채권자에서 주주로 자기요구권의 형식만 바뀌는 것에 불과한 만큼 엄밀한 의미에서는 지원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