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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엘리엇 자회사인 블레이크 캐피탈과 포터 캐피탈은 홍보대행사를 통해 “삼성전자가 제시한 개략적인 ‘주주가치 제고방안’이 향후 회사에 건설적인 첫 걸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기업 지배구조 검토 후 보다 의미있는 변화를 예상하며, 삼성과 협력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전날 이사회를 열어 △올해와 내년 잉여현금 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고 △2016년 총 배당규모를 전년대비 30% 증가한 4조원 규모로 확대 △2016년 잉여현금흐름의 50% 가운데 배당 이후 남는 잔여재원을 2015년 이월 잔여재원 8000억원과 합해 2017년 1월 말부터 시작될 자사주 매입에 사용 △2017년 1분기부터 분기배당 시작 △2018년 이후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지속 개선 등 다섯가지 주주환원 정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과 해외증시 상장의 기대효과 등 주주가치를 최적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는 한편 이사회에 거버넌스 위원회를 신설하는 등의 내용도 함께 공개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대응했던 방식과 달리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가에서는 엘리엇이 일단은 삼성전자가 노력을 보인 것으로 평가했으나 앞으로 추가적인 요구사항들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당의 경우 요구액인 30조원에 크게 못미치는 4조원에 그친 것은 물론 연결기준으로 65~70조원의 순현금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 30조원의 배당 의지가 없음을 시사했다.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여부를 검토하는 데만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나스닥 상장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는 수준에 그쳤다. 독립적인 3명의 사외이사 추가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전날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하면서 엘리엇을 일절 언급하지 않는 등 거리를 두는 모습이지만 향후에도 엘리엇의 요구를 쉽게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엘리엇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0.62%에 불과하지만,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지분율이 50.7%에 달해 이들이 절대적인 수익 추구를 위해 엘리엇과 언제든지 연대할 가능성이 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잉여현금 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것은 대단히 큰 결심을 한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엘리엇 입장에서는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방안에 대한 메시지를 계속 전달하며 추가적인 요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30일 증시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전일대비 4.11% 오른 174만6000원에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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