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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고액고문료만 ‘송구하다’ 사과…다른 의혹 정면대응
청문회 내내 민주당의 의혹제기와 이에 대한 한 후보자가 반박하는 과정이 반복했다. 한 후보자는 고액 고문료 문제에 대해서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을뿐 나머지 의혹에 대해서는 모두 조목조목 대응하는 전략을 폈다. 통상 청문회는 야당(민주당)이 공격하면 여당(국민의힘)이 엄호하는 형태로 진행되나 이날은 한 후보자의 노련한 대응으로 국민의힘은 딱히 할 역할이 없었다.
민주·정의당은 △김앤장 20억원 고문료 △부동산 임대 △배우자 그림 △론스타 관련 진술 논란 등 모든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김앤장 고액 고문료로 촉발된 이해충돌 및 전관예우 논란에 대한 질의가 집중됐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지위 높을수록 회전문 바퀴수 많아진다. 그런데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군계일학은 한 후보자”라며 “공직에 계시다 김앤장 옮기고 다시 공직으로 갔다가 다시 김앤장 가 다시 공직 맡으려고 이 자리에 와 있다. 두 바퀴를 완성하기 위해 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 후보자에게 김앤장 고문 당시 정확한 활동 내역이 담긴 자료 제출도 요구했다.
다만 2017년부터 4년 4개월 동안 김앤장 고문으로 재직하며 20억원에 가까운 보수를 받은 데 대해서는 “국민 눈높이로 보면 송구한 측면(이 있다)”이라며 머리를 숙였다. 관련 자료제출 요구에 대해서는 “만났던 변호사나 같이 기업 등 신상을 밝히는 건 형법상 문제가 되며, 저도 귀속된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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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후보자는 부인 최씨의 미술실력에 대해 “(서양화도)프로급이다. 집사람은 초대작가, 심사위원 자격까지 가지고 있다”며 ‘한덕수 프리미엄’ 논란을 일축했다. 또 부동산 특혜 의혹을 제기한 김희재 민주당 의원에게는 “터무니 없고 황당하다”며 “국민들에게 이상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특혜가 있다면 증거를 대 달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오전 오후 내내 2013년 무역협회장 시절 일본대사관에서 주최한 아키히토 일왕 생일 축하연 참석한 데 대한 민주당의 집중 질타를 받았으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과거사가 경제나 미래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반박을 이어갔다.
그는 “무역협회는 일본하고도 많은 무역을 하는 업체들의 조직이기에, 무역협회장이 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이낙연 총리가 2019년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참여한 것을 언급하며 “지금도 무역협회장으로 그 행사에 가는 것이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오후 8시부터 진행된 오후에 질의 때도 민주당에서 같은 질의가 나왔으나 “제 기본 원칙은 한일 관계에 대해 강경 입장을 가진 분들이 분명히 있지만, 이런 분들을 대하는 대한민국 지도자들은 조금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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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후보자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조세정책을 통한 수요통제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공급을 바로 늘리지 못한다고 해도 주택이 필요할 때는 살 수 있다는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선거 당시의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정책 기조의 변화가 생기는 데 대해 “선거 때의 캠페인과 거버닝(governing)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선거 때 공약이 모든 이행될 수는 없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