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지난 6월 주주명부폐쇄 공시를 내지 않았다. 보통 중간배당은 6월 30일을 주주명부폐쇄 기준일로 잡고 7~8월 배당금을 지급한다. 그런데 6월에 주주명부폐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건 중간배당을 포기했다는 의미다.
이는 13년 만의 일이다. 에쓰오일은 2008년부터 한 번도 빠짐없이 중간배당을 실시해왔다. 다른 종목에 비해 높은 배당금을 준 데다, 중간·기말 배당을 꼬박꼬박 줬던 탓에 뭇 투자자들에겐 고배당주의 대표격으로 여겨져 왔다.
에쓰오일이 중간배당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던 건 대규모 적자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지난 1분기 영업적자만 1조 73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최악의 성적표다. 국제유가가 한때 마이너스권까지 급락하면서 재고자산(원유) 평가손실이 커졌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원유 수요도 올라오지 않으면서 정제마진 역시 부진했던 탓이다.
문제는 2분기에도 영업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에쓰오일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800억원 적자로 추정되고 있다. 1분기와 같은 유가 폭락은 없었기에 재고 평가손실은 크게 줄었지만,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원유 수요도 쉽사리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이라 정제 마진이 여전히 부진한 탓이다.
다만 정유업황 자체는 서서히 회복 중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반기부터 그 회복세가 본격화되리라는 예상이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락다운 해제에 따른 수요 회복과 OPEC+·미국 등을 비롯한 산유국들의 공급 감소로 석유 수급은 3분기부터 개선될 전망”이라며 “우호적인 글로벌 수급 여건과 유가회복을 고려하면 2021년에는 실적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