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국민청원’ 靑, 내년초 개편안 윤곽 발표 예정

靑국민청원 1년 3개월간 국민여론 용광로…34만3000여건 청원 등록
文대통령 “국민 의견 표출할 곳 필요…청원 쇄도 매우 바람직한 현상”
직접 민주주의 실현 창구 순기능에서 사회적 분풀이의 장으로 전락
정혜승 “순기능 살리고 역기능 줄이는 방향으로 여러 고민”
  • 등록 2018-11-19 오후 4:47:18

    수정 2018-11-19 오후 4:47:18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청와대 국민청원이 흔들리고 있다. 직접 민주주의 실현의 창구라는 순기능에도 최근 무분별한 정치적 공방과 성별 대결 논란 등 사회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청원이 애초 취지와는 달리 개인적 하소연과 사회적 분풀이의 장으로 전락한 만큼 전면적인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文대통령 취임 100일 맞아 세상에 첫선…열린 소통 지향 文정부 야심작

국민청원게시판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지향하는 문재인정부의 야심작이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기념해 지난해 8월 세상에 첫 선을 보였다. 접근성이 편리하고 사회적 의제설정이 쉽다는 점에서 지난 1년 3개월 동안 국민여론의 용광로 역할을 수행했다. 올해 11월 19일 기준으로 등록된 청원만도 무려 34만3000여견이다. 특정이슈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다수 추천을 얻을 경우 사회적 여론으로 확대되면서 언론의 주요 뉴스에 오르내렸다.

이는 주류 언론과 기성 정치권이 주목하지 못한 이슈들을 국민들이 직접 발굴해내면서 여론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국민청원의 초창기 흥행에는 문 대통령의 뒷받침도 힘이 됐다. 문 대통령은 국민청원 쇄도와 관련,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 “어떤 의견이든 국민들이 의견을 표출할 곳이 필요하다”며 “당장 해결할 수 없는 청원이라도 장기적으로 법제도를 개선할 때 참고가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 열린 소통에 20만 이상 청원 쇄도

청와대 국민청원의 운영철학과 원리는 간단하다.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원칙이다. 구체적으로 주요 현안에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의 추천을 받을 경우 각 부처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 등이 답변에 나선다. 국민청원 운영 초기 청소년보호법 폐지 및 조두순 출소반대 청원을 시작으로 20만명 이상 추천 청원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 특히 △음주운전 처벌 강화 △성범죄 처벌 강화 △학교·가정폭력 근절 △아동학대 근절 △심신미약 감경 반대 △주취감형 폐지 등의 청원은 국민적 분노와 공감을 불러일으킨 대표적 이슈들이다.

다만 마구잡이 청원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성별갈등을 조장하거나 극단적인 정치적 주장도 넘쳐나면서 국민청원이 사회갈등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이른바 ‘이수역 폭행’ 청원이 대표적이다. 경찰의 중간수사 결과에 따르면 쌍방폭행 사안이지만 ‘남성혐오 vs 여성혐오’라는 성대결 양상이 점입가경이다. 또 ‘대통령 하야와 탄핵’ 등 현실성 제로의 청원도 속출하고 있다. 이밖에 △김보름·박지우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 △나경원 의원의 평창 동계올림픽 위원직 파면 청원 △정형식 판사 특별감사 요청 △특정 아이돌그룹 해체 등 특정인을 향한 여론몰이도 횡행한다. 이 때문에 국민청원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청원마저 등장한 상황이다.

“모든 이슈는 청와대로” 사법부·입법부 사안에 靑 원천적 답변 불가

국민청원의 최대 난제는 모든 이슈가 청와대로만 몰린다는 것. 더구나 청와대의 책임있는 답변이 원천 불가능한 경우도 부지기수다. 국민청원 대다수가 국회 입법사안 또는 사법부 판결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국민청원을 담당하고 있는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온라인 공론장인 청원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지만 사법부나 입법부 관련 사안은 청와대가 답변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청원 참여를 요청했다.

정혜승 센터장은 19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국민청원의 순기능은 살리고 역기능을 줄이는 방향에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며 내년초에 개선안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시사했다. 한편 국민청원 개편과 관련해서는 △청원인 실명확인 등 진입장벽 강화 △청원 내용의 일반공개 기준 강화 △청와대·행정부 권한 아닌 사안에 대한 답변 거부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