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만들라` 윽박하던 트럼프 , 美유통업체 해고엔 침묵

월마트, 작년 9월 7000명 해고 이어 이달 말까지 수백명 인원감축
메이시 지난 주 6200명 감축 발표..올해만 최소 1만명 일자리 ‘증발’
  • 등록 2017-01-11 오후 4:43:33

    수정 2017-01-11 오후 4:43:33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제조업체들의 일자리 확대를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유통업과 서비스업 기업들은 되레 일자리를 줄이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제조업체들과는 달리 이들 산업 구조조정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및 블룸버그통신 등은 10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을 인용, 월마트가 2016회계연도가 끝나는 이달 말까지 직원 수백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아웃소싱이 가능한 부서들을 중심으로 본·지사 지원부서에서 수백개 직책이 없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월마트는 지난해 9월에도 7000명에 달하는 후선부서(고객들을 직접 상대하지 않는 부서) 인력을 감축한 바 있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0월 “우리는 회사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일할 것인지를 포함해 보다 효율적으로 지출 비용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일에는 미국 대표 백화점 메이시스가 연내 68개 백화점 문을 닫고 6200명의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5일엔 유통업체 시어스그룹이 매출 부진으로 올해 150개 점포를 폐쇄하겠다고 발표했고 미국 최대 서점체인인 반스앤노블도 4월까지 총 638개 매장 중 12개 매장을 폐쇄할 방침이다. 이들 기업이 올해 해고를 확정한 인력만 최소 1만명 이상으로 월마트를 제외하곤 대부분 일자리가 미국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특별한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 이는 제너럴모터스(GM)가 이달 초 미국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공장에서 1200명을 정리해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직후 세금을 왕창 물리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과는 대조된다.

트럼프 당선인의 반(反)멕시코 정서도 한몫 거들었겠지만 제조업체들이 중국이나 멕시코 등 해외 생산을 통해 이익을 늘리고 있는 반면 유통업체나 서비스업체들은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메이시스는 연말 성수기인 지난해 11~12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시어스와 반스앤노블도 오프라인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3%, 9.1% 줄었다. 특히 시어스는 지난 5년간 누적된 손실액이 무려 150억달러에 달한다.

이들 기업이 온라인 판매 및 자동화 확대 등으로 IT기업화 되고 있는 것도 인건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애플을 제외한 아마존이나 페이스북 등 IT기업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일자리 확대 요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블룸버그는 월마트가 전자상거래 지출 증가 및 임금 인상 등으로 사업 운영을 슬림화하는 방법을 모색해 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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