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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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코스피 지수가 1년 10개월여 만에 장중 2000선 밑으로 내려갔다. 매수 주체가 실종된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수 전환 등 반등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진단이다. 당분간 변동성 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오후 3시7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27.02포인트(1.33%) 내린 2000.13을 기록하고 있다. 장중 1993.77까지 주저앉으며 5거래일 연속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 2016년 12월7일(1987.26) 이후 1년 10개월만에 장중 2000선이 붕괴됐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증시 급락은 뚜렷한 배경이 없으나, 국내 증시에 매수 주체가 보이지 않는다”며 “외국인의 매수 전환 등 수급 악화가 해소돼야 주가 반등의 계기를 찾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팀장은 “단순히 외국인이 일시적으로 매수세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라 한달 이상의 기간을 두고 봤을 때 매수세가 확인돼야 한다”며 “과거에도 국내 증시가 바닥을 탈출할 때 외국인 매수세가 증시 저점이 끝났다는 신호를 줬는데, 이런 신호가 보이지 않으면 증시 반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금융당국이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자본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놨으나, 소용없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최근 국내 증시 급락 관련 5000억원 이상 자금을 집행하기로 했으며, 금융투자협회는 연기금에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연기금 역할을 통해 증시 하방 지지선을 만드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반등의 트리거가 될 수는 없다”며 “이제까지 국내 증시는 외국인이 끌어올려 왔고, 공모주 펀드 등이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관투자자의 힘 자체가 수급 환경을 본질적으로 해소하기에는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 팀장은 “2000선마자 붕괴되며 코스피 지수가 국내 기업이익 대비 과하게 내려간 것은 맞으나, 현재 가격이 싸졌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반등 모멘텀이 없다”며 “밸류에이션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내년 기업이익 추정치 상향 조정, 미중 무역분쟁 해소 등의 반전 계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