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 소속회원들이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조윤선 장관 구속수사를 요구하며 먹물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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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박근혜 정부의 문화 검열 및 블랙리스트에 반발한 문화예술인들이 11일 세종시 문화체육관광부 청사 앞에서 항의 집회에 나섰다.
박근혜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이하 예술행동위)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캠핑촌에 모인 약 200여명의 예술인들과 결의대회를 연 뒤 ‘블랙리스트 버스’ 3대에 나눠 타고 세종시에 위치한 문체부 청사로 향했다.
낮 1시께 도착한 이들은 정부세종청사 15동 문체부 정문 앞에서 블랙리스트 작성 주범자 의혹을 받고 있는 조윤선 문체부 장관의 사퇴 및 구속수사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에서온 문학인·연극인· 미술인·영화인, 시민, 노동자 등 200여명을 포함해 지역 예술인 및 학생 등 총 400여명이 모였다.
|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문건 작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윤선 문체부 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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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우산을 쓰거나 검은 봉지를 뒤집어쓰고 침묵 시위를 벌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항의했다. 이들은 퍼포먼스 이후 오후 4시 기준 규탄 발언을 자유롭게 이어나가며 거리 공연 및 전시 등의 문화 예술행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날 집회에 참여 중인 송형종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를 비롯해 예술검열 등 일련의 사태들을 볼 때 연극협회 대표로서 마음이 처참하다”며 “문화융성이 아닌 검열융성을 주도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국가를 이분적으로 나누더니 결국 사단을 냈다. 많은 국민들을 추위에 떨게 하고 감기에 걸리게 했다”고 한탄했다.
이어 “조 장관은 계속 초등학생 수준의 거짓말을 하고 있다. 정무수석이 모르면 직무유기”라면서 “문체부 장관으로 온 것은 미르재단 등 문화 농단들을 마무리하려 온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올 것”이라며 “태풍이 잘 지나가고 건강한 사회가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미 항의집회를 예고한 만큼 조 장관은 피한 상황”이라며 “내일 출근 저지 항의를 벌이고 기자회견 뒤 서울로 상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체부 직원 몇몇은 집회 현장을 찾았다고 송 회장은 전했다. 송 회장은 “김정훈 예술정책 과장이 현장에 나와 ‘미안하다. 새로운 계기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예술행동위는 이날 오후 7시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 문화제’를 세종청사 16번 주차장에서 개최하고, 다음날인 12일 오전 문체부로 출근하는 조 장관 등 공무원들의 출근을 막는 출근저지 투쟁 및 기자회견을 한 뒤 해산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국정감사와 국정조사에서도 줄곧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부인해 온 조 장관은 9일 국회 청문회에서 말을 바꿔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사실상 인정했다. 다만 “본적도 없고 올해 초가 되서야 존재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며 직접 리스트 작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에는 선을 그었다.
| 문화예술인들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에 항의하기 위해 11일 세종시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사진=송형종 서울연극협회 회장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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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 소속회원들이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조윤선 장관 구속수사를 촉구하며 항의집회를 벌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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