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사상 초유의 ‘M&A(인수합병) 노쇼(예약 불이행)’ 사태가 불거진
남양유업(003920) 홍원식 전 회장이 긴 침묵을 깨고 공식 입장을 발표한 가운데 카운터파트너(거래 당사자)인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앤코는 상호 당사자 간 거래 종결 준비가 부족해 주총 결의를 할 수 없었다는 홍 회장 측 설명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전 회장과 맺은 계약상 거래 파기나 조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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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 측은 17일 이데일리에 “주주총회가 열리던 전날 밤 홍 전 회장 측으로부터 (주주총회 연기와 관련된) 팩스를 받은 것이 전부”라며 “사전 조율이나 협의 없이 전날 밤 팩스만 보내면 이것을 협의라고 볼 수 있는 것인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앤코는 상호 준비가 미흡했다는 홍 전 회장 측 설명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앤코는 남양유업 인수를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승인은 물론 임시주총 이후 거래대금 지급 준비까지 끝낸 상황에서 어떤 준비가 미흡했는지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앤코 측은 “주주총회는 매도인이 소집하는 절차인데 (상호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주총을 미룬 점을 납득할 수 없다”며 “결론은 매도자 측이 소집한 주주총회를 스스로 뒤집은 것이며 전날 밤 일방적인 통보를 한 사실 외에는 변함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전 회장은 이날 오전 발표한 입장문에서 “거래 종결을 위한 준비가 더 필요해 7월 30일 거래 종결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을 전달했으며 매각 결렬이나 노쇼 주장은 사실무근이다”고 밝혔다.
그는 “상호 당사자 간 거래를 종결할 준비가 미비한 상태에서 주총 결의를 할 수 없었기에 주주총회를 연기·속행한 것일 뿐이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이유는 계약 당사자로서 적절한 일도 아니고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본인은 대주주로서 남양유업 가치가 최대한 높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번 거래 또한 성공적으로 종결할 수 있도록 한앤코 역시 이러한 뜻에 함께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