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A 브랜드 ‘스파오’ 서울 강남점에 설치된 마네킹부스. 보일러기업 경동나비엔의 보일러 실내 온도조절기가 설치돼 소비자 이목을 끌고 있다. (사진=경동나비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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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중견·중소기업들 사이에서 업종을 넘나드는 ‘콜라보레이션’(협업) 열풍이 불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위축하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이색 제품으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그간 유통업계 전유물로 인식됐던 기업 간 콜라보레이션이 산업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보일러기업 경동나비엔은 패션 브랜드 스파오와 공동 마케팅에 나섰다. ‘친환경 입는 보일러’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스파오의 발열내의 ‘웜테크’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양사는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코엑스, 명동 등 스파오 매장에 ‘웜테크존’ 부스를 설치하고, 마네킹 부스에는 경동나비엔 보일러 디자인을 적용했다. 부스에는 보일러 실내온도조절기를 설치해 시각적인 재미를 더했다.
또한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라는 경동나비엔의 유명한 광고 문구를 응용해 ‘아버님 댁에 웜테크 놔드려야겠어요’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입는 보일러를 선물하라는 메시지에 맞춰 웜테크 ‘선물 박스’를 선보이고, 손 편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선물 카드도 함께 갖췄다. 양사는 올해 가을·겨울철 다양한 온·오프라인 협업 이벤트를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친근한 기업 이미지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문구업체 모나미와 제약업체 동화약품이 협업한 콜라보레이션 활명수 패키지. 포장지는 모나미 153볼펜의 육각형 모형을 적용했고, 활명수 병라벨에는 153볼펜의 검정·하양 색상을 활용해 볼펜의 노크 부분을 표현했다. (사진=모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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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기업 모나미는 업력 123년 동화약품과 ‘활명수’ 콜라보레이션 패키지를 선보인다. 문구업계와 제약업계를 대표하는 두 대표 장수 브랜드가 협업해 하나의 상품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번에 양사가 협업해 출시한 활명수 패키지는 모나미 스테디셀러 ‘153볼펜’의 육각형 포장에 450㎖ 대용량 활명수를 담았다. 활명수 병 라벨에는 모나미 153볼펜의 검정·하양 색상을 활용해 볼펜의 노크 부분을 표현했다.
모나미는 활명수 패키지에 이어 조만간 활명수 브랜드 색상인 초록색을 적용한 무광 금속 소재로 만든 고급 153볼펜을 선보일 예정이다. 모나미 관계자는 “문구와 제약업계를 대표하는 양사가 재치있는 콜라보 제품으로 코로나19로 지친 소비자들이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생활용품기업 크린랩은 완구기업 미미월드와 손을 잡았다. 코로나19로 아이들이 집에 머무르면서 완구 수요가 많아지자, 미미월드의 완구와 크린랩이 최근 출시한 ‘하이퍼맥스 건전지’를 함께 알리기 위해서다. 하이퍼맥스 건전지는 어린이들의 취향을 고려해 부엉이와 개구리, 팬더 등 동물 캐릭터 디자인을 적용했다. 서울과 경기 지역 토이저러스 매장 21곳에서 완구 ‘미미노트북’과 ‘미미핸드백’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크린랩의 하이퍼맥스 AAA 건전지 세트를 한정 수량으로 증정한다. 오는 20일까지 미미월드 공식 스마트스토어에서 완구 신상품을 구매하면, 해당 제품에 사용할 수 있는 하이퍼맥스 건전지 1세트도 제공한다. 크린랩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콕’ 육아와 홈스쿨링이 확산하면서 미미월드의 완구 제품과 크린랩의 건전지를 함께 홍보하기 위해 협업 마케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중견·중소기업들의 이 같은 콜라보 마케팅 시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비 위축을 극복하려는 전략이다. 소비 패턴 변화에 발 빠른 패션·유통업계는 이미 이색 콜라보레이션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편의점 씨유(CU)는 말표 구두약을 제조하는 말표산업과 협업한 ‘말표 흑맥주’를 출시하기도 했다. 샌드위치 브랜드 서브웨이와 패션 브랜드 휠라가 협업해 출시한 신발, 모자, 가방 등은 출시하자마자 주요 상품이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주력 소비계층으로 부상한 ‘MZ세대’(20~30대 청년층)는 제품이 가진 재미와 멋, 스토리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공략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사업종 간 협업을 뛰어넘어 예상하지 못했던 기업들이 뭉쳐 신선한 재미를 전달하려는 마케팅 전략에 중견·중소기업들도 뛰어들고 있다”며 “유통·패션업계에서의 콜라보레이션 마케팅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만큼, 여러 중견·중소기업들의 콜라보 마케팅도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생활용품기업 크린랩이 출시한 하이퍼맥스 건전지. 크린랩은 최근 완구기업 미미월드와 손잡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크린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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