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F 2016]닉 보스트롬 "기계시대, 인류의 등장만큼 역사적 사건"

  • 등록 2016-06-14 오후 8:23:44

    수정 2016-06-14 오후 8:23:44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닉 보스트롬 옥스퍼드대 인류미래연구소장이 14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7회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WSF)’에서 ‘컴퓨터가 인간보다 더 똑똑해진다면’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경은 성세희 기자] “기계시대로의 전환은 호모사피엔스의 등장보다 인류의 역사를 더 근본적으로 뒤바꾸어 놓을 역사적 사건이다.”

닉 보스트롬 영국 옥스퍼드대 인류미래연구소장은 14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7회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WSF)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보스트롬 소장은 “사람과 영장류의 뇌의 차이가 벌어지는 속도보다 영장류와 기계의 뇌의 차이의 변화폭이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인류를 위해 인공지능(AI)에 대한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대비해야한다“고 말했다.

보스트롬 소장은 지난 3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인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국을 일례로 들었다. 그는 몇 달 사이에 알파고가 진화해 이 9단을 이겼다고 평가했다.

보스트롬 소장은 “이 9단이 알파고와의 대국하기 반년 전에 있었던 알파고와 다른 바둑기사와 대국을 보고 이긴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면서도 “반년 뒤 알파고와 직접 대국한 이 9단이 할 말을 잃고 무력감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의 역사를 살펴보면 몇가지 이정표가 있지만 AI 암흑의 역사를 지난 최근의 AI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프로그래머가 특정 프로그램을 하지 않더라도 AI가 스스로 배우고 다양한 로터리 게임을 할 수 있는 초인간적 능력을 가진 AI가 개발됐다.

보스트롬 소장은 ”60~70년대는 유능한 프로그래머에 의해 사전에 예측된 결과만 나왔지만 이제는 기계가 경험을 통해 학습이라는 알고리즘기반을 토대로 사람이 배우는 것처럼 기계도 배우게됐다“고 지적했다.

당장 기계시대의 정치사회적 문제로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문제, 인종차별적 문제, 전체주의적 정권의 AI 활용 등이 거론되는 수준이지만 보스트롬 소장은 이 보다 심층적인 미래의 문제를 대비해야한다고 역설했다.

보스트롬 소장은 ”AI가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하면 초지능으로 발전하는 것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시간 문제일 뿐“이라며 ”그 이후에는 심층적인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인간이 AI를 정확하게 통제하고 규제해야 인류와 공존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엄청난 재앙적 사건이 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보스트롬 소장은 새로운 AI 시대를 맞아 우리가 AI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바로 AI가 인간의 가치를 배우도록 유도하도록 연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AI 전문가가 학계에 남아있지만 정보통신(IT) 업계에서 구글 딥마인드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AI를 연구하는 중”이라며 “AI 전문가가 AI에 인간의 가치 체계를 가르치고 정확한 도덕 규범 등을 AI에 각인할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는 전환기 시점에서 어떤 조건을 설정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AI를 잘 통제해 인간 친화적으로 발전할지를 연구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가 선정한 세계 100대 석학인 보스트롬 소장은 철학과 물리학을 비롯해 컴퓨터 신경과학과 수리 등 여러 분야에 능통한 철학과 교수다. 보스트롬 소장은 기계 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을 미래를 상상한 저서 ‘초지능’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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