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의 경우 북미 지역에서 판매한 그랜드 싼타페(한국명 맥스크루즈) 람다2 엔진과 관련한 선제적 보증 연장 조치로 발생한 충당금 약 3200억원이 반영됐다. 불량률 자체가 높지 않으나, 현지 소비자 특성을 고려해 보증 기간을 기존 대비 늘리면서 비용이 발생한 것이다.
그럼에도 현대차 영업이익은 역대 3분기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승조 기획재경본부장은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해당 일회성 전입액을 제외할 경우 3조9000억원의 영업이익과 9.1%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하이브리드·SUV 판매 호조로 매출 ‘탄탄’
올해 3분기 현대차 글로벌 판매량(도매 기준)은 전년 대비 3.2% 감소한 101만1808대다.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성장률 둔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전 세계 완성차 수요가 역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현대차는 주요 완성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및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 등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 믹스(구성비)를 개선하며 매출을 끌어올렸다.
현대차는 줄어든 전기차 수요를 하이브리드가 대체했다고 분석했다. 이 본부장은 “하이브리드 수익성은 계획보다 높은 두 자릿수로 일부 차종은 내연기관보다 (수익성이) 높을 정도로 탄탄하다”고 했다.
글로벌 SUV 판매 비중도 전년 대비 1.4%포인트 늘어난 60%를 기록하며 ‘고수익’ 기조를 뒷받침했다. 제네시스 GV70을 비롯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동력계)을 갖춘 신형 싼타페·투싼과 신흥시장 전략 모델인 소형 SUV 크레타의 판매가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세단 역시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필두로 수익성 높은 D세그먼트 판매 비중이 7.3%를 차지했다.
녹록지 않은 4분기…내부 혁신 통해 성장 모멘텀 마련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4분기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 시장의 성장률 둔화와 환율하락, 금리인하 등 매크로 불확실성 증대와 중동·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에 따라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해서다.
현대차는 판매 부문에서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하이브리드 수요를 공략하며 견조한 물량을 유지하되 전기 SUV ‘아이오닉 9’ 등 차세대 모델을 잇달아 투입하며 성장을 모색한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본격 가동에 따라 전기차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제너럴모터스(GM), 구글 웨이모 등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을 비롯해 수소, 자율주행 등 미래 분야에서도 전방위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 속 영향력과 브랜드 위상을 끌어올린다.
아울러 선행·양산뿐만 아니라 ‘품질완결시스템(HIVIS)’을 통한 완벽한 제조 품질을 갖추며,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 개발과 연계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품질 경쟁력도 높일 계획이다. 또한 △신속한 의사결정 체제로 대내외 리스크 관리 역량 제고 △전사 차원의 원가 절감 △대내외 소통 강화 △조직문화 등 적극적 내부 혁신 등에도 나선다.
이 본부장은 “지난 수년간의 체질 개선과 강화된 펀더멘탈을 바탕으로 믹스 개선과 지속적인 원가 절감 등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를 강화할 것”이라며 “현대차의 강점인 유연한 시장 대응을 통해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