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은 기자 김정남 뉴욕특파원] 글로벌 금융시장이 ‘D의 공포’에 짓눌렸다. 인플레이션 폭등,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경제 봉쇄 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Depression) 우려에 주식시장은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 (그래픽=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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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1.10% 떨어진 2639.06으로, 코스닥은 1.64% 하락한 896.18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4.40원 뛴 1265.20원에 마감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고치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전일대비 1.17% 떨어진 2만6386.63으로 마감했으며, 최근 급락세를 보였던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항셍지수, 홍콩H지수는 이날 반등에 성공했으나 여전히 최근 1년 내 최저 수준이다.
간밤 뉴욕 증시도 맥을 못 추긴 마찬가지였다.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와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각각 2% 대로 내렸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95% 밀렸다. 실적 시즌을 맞아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 우려가 시장을 압박했다.
‘월가 신(新)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26일(현지시간)나스닥 지수가 2020년 9월 초 이후 1년8개월 만의 최대 낙폭인 3.95% 급락한 직후 자사 투자자 화상 대담에 나와 “올해 나스닥 100 지수는 최악의 실적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스닥 100 지수는 나스닥 상장 기업 중 우량한 100곳을 따로 지수화한 것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테슬라, 엔비디아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한때 ‘안전자산’처럼 여겨졌던 빅테크주마저 약세장 국면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경고등이다. 나스닥 100 지수는 올해 이미 20.28% 떨어졌다. 26.63%의 수익률을 올렸던 지난해와는 투자 심리 자체가 다르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대장주’ 애플의 주가는 올해 11.70% 하락한 상태다. 서학개미(한국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테슬라의 경우 17.07% 떨어졌다.
건들락은 “(전통적인 투자 포트폴리오인) 주식 60%, 채권 40% 투자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주식과 채권 비중을 줄이고, 원자재와 현금 등으로 다변화해 변동성 장세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26일 오후 4시15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자사의 투자자 대상 화상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화상 대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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