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연 자리에서 “현대상선이 머스크와 MSC의 얼라이언스인 2M과 함께 세부적인 가입 조건에 대해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현재단계에서는 가입 불발인지 아닌지 말하기는 어렵다. 정부도 현대상선이 2M에 가입하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지난 7월 2M과 공동운항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이달 말 본계약 체결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유력 해운전문지 저널오브커머스(JOC)가 “현대상선이 2M에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를 하자 현대상선이 ‘명백한 오보’라고 대응을 하는 등 협상에 진통을 겪는 모습이다.
해운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현대상선이 글로벌 1,2위 선사를 보유한 2M에 가입하더라도 상당히 낮은 단계의 제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 회원사로서 전체 선복량을 공유(VSA)하는 다른 얼라이언스와 달리 머스크와 MSC가 운용하는 일부항로에서 빈 선복을 구매계약하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2M이 선박 과잉을 우려해 현대상선이 선복량을 늘리는 것도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2M측으로부터 선대를 확장하지 않는 조건으로 얼라이언스 가입을 강요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대상선으로서는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 차관은 “현재로서는 현대상선이 2M에 가입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플랜B는 가입이 불발되면 다시 말하겠지만, 해외에서도 20위 선사 내에 (이스라엘의 짐(ZIM)라인처럼) 얼라이언스 없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선사도 있다”고 말했다. 2M으로부터 동맹 퇴출을 당하면 현대상선은 독자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애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한종길 동아시아 물류학과 교수는 “MOU계약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대상선을 살려놨지만, 덩치가 큰 고래에 끼인 새우인 상황에서 현대상선이 경쟁력을 갖추기는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수단도 없어, 결국 머스크와 MSC에 놀아난 형국만 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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