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는 CJ CGV(079160)가 사상 첫 분기적자를 기록함과 동시에 25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섰다.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제이콘텐트리(036420) 역시 같은 기간 영화관 부문 적자를 기록하며 단기차입금을 늘리는 상황에서 증권가에서는 3분기는 돼야 본업의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분기 적자 712억원, 유동성 위기에 2500억원 유증 나선 CJ CGV
1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CJ CGV(079160)는 전 거래일 대비 3.96%(950원) 내린 2만3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6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온 것이다. 지난달을 제외하면 CJ CGV는 지난해 12월부터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 3월에는 52주 최저가 1만3900원을 기록하며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CJ CGV는 실적 역시 1분기 사상 첫 적자를 확인했다. 지난 8일 회사가 공시한 실적에 따르면 1분기 영업적자는 716억원에 달한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7.6% 감소한 2433억원에 그쳤다. 코로나19로 인해 극장 수요가 감소하면서 부진이 예상됐지만 시장 예상치였던 348억원 손실의 2배에 달하는 ‘어닝 쇼크’인 셈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회사는 지난 8일 이사회를 통해 2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채무상환자금으로 1610억원, 운영자금으로 892억원이 각각 사용될 예정이다. 공시에 따르면 1주당 신주배정주식수는 약 0.53주이며, 주당 예정 발행가는 1만7950원주다. 오는 7월 청약과 대금 입금 과정을 거치고 오는 8월 7일 신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한 우려로 주가는 유상증자를 결정한 날에만 6.61% 하락했다.
시장의 우려에도 증권가에서는 장기적인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증을 통한 자금 조달과 하반기 실적 개선을 통해 올해 말 신용등급 하락을 방어할 수있으며, 이자비용 역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동성 확보를 통해 터키 영화관 인수를 통한 현금유출 우려도 일부 해소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김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높은 원으로 올려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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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회사는 단기차입금을 늘리며 운영자금 확보에도 나선 상황이다. 지난 8일 단기차입금을 늘린다는 공시에 따르면 이번 차입금의 규모는 45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10.7%에 해당한다.
방송 부문은 상대적으로 선전했지만, ‘이태원 클라쓰’ 등 흥행작의 매출 인식 시기가 늦어진데다가 극장 부문이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극장 사업의 경우 고정비가 높아 시장 회복 없이는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부문별 엇박자로 인해 극장의 정상 영업이 가능해져야 방송 부문 저평가도 함께 해소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같은 극장주들의 본업은 오는 3분기는 돼야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실적이 이미 타격을 입어 2분기에도 영업 적자는 불가피하다”며 “영화 시장의 성수기인 3분기부터는 ‘부산행’ 후속편인 ‘반도’ 등 흥행작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3분기부터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