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당은 지난 10일 이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에는 부적격 입장을 밝혔지만 이 후보자가 주식을 매각하자 12일 “이 후보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이어 지난 15일에는 이정미 대표가 당 상무위원회에서 “이 후보자의 직무수행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인다”면서 “정치공방을 끝내야 한다”고 말해 데스노트에서 이 후보자의 이름을 지웠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임명한 인사청문회 대상 공직자 중 정의당이 찬성한 후보자는 임명이 되고 반대한 후보자는 낙마를 거듭해 정의당의 판단이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이름이 적히면 반드시 죽는다는 일본 만화의 ‘데스노트’에 착안해 ‘정의당 데스노트’라는 말이 등장했다. 실제 정의당이 반대한 7명의 후보자들은 모두 자진사퇴 등으로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 첫 입각 대상자로 이름을 올렸던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숱한 저술에서 드러난 성적 고정관념들이 우려된다”는 정의당이 반대 입장을 밝힌 지 얼마 안돼 지난 2017년 6월 16일 자진사퇴했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역시 음주운전 경력에 노동전문가로서 제대로 된 논문 한 편이 없다는 이유로 정의당에 데스노트에 올려진 후 같은해 7월 13일 자진사퇴했다.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황우석 논문 조작 사태에서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는 이유로 정의당이 반대하자 같은해 8월 11일 자진사퇴해 낙마한 바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청와대가 발탁하는 인물에 대해 여당은 대체적으로 우호적이고 야당은 강력히 비판하는 등 국민의 눈높이로 후보자를 평가하는 정당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은 보수, 진보를 넘어서서 서민과 약자 등 국민의 눈높이로 평가해 정의당의 데스노트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청와대 입장에서도 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막무가내로 반대한다는 경향이 있어 설득력이 없지만 정의당은 후보자의 전문성과 도덕성을 총체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설득력 있어 정의당의 데스노트를 무시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