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침체는 없다…세계경제 문제아는 리더십 잃은 유럽"

빌 포드 제너럴애틀랜틱 회장 겸 CEO 인터뷰
"무역전쟁, 美中 전환점…협력→경쟁 관계 재편"
"美경기침체 가능성 없다…기업·인플레·고용 좋아"
"금리인상 걱정 없어져…주식, 보통의 성장 유지"
  • 등록 2019-02-07 오후 5:00:00

    수정 2019-02-07 오후 5:00:00

사진=이준기 특파원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중국은 미·중 무역협상의 핵심 쟁점인 ‘중국제조 2025’ 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포장을 바꿔 지금보다 조용히 움직일 것으로 보입니다.”

월가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빌 포드(사진) 제너럴애틀랜틱 회장 겸 최고경영자(CE0)는 6일(현지시간) 무역협상에 대한 낙관론을 설파하면서도 중국의 기술굴기에 대한 포기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양국 관계는 그간의 ‘전략적 협력’(strategic cooperation) 관계에서 ‘전략적 경쟁’(strategic competition) 관계로 재편될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양국 모두 ‘확장주의’(expansionist)를 추구하진 않는 만큼 이해 충돌은 있겠지만 군사적 대립 등으로 확장할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와 관련, 포드 회장은 “비록 성장세는 감속하고 있지만, 기업 전망·인플레이션·고용 시장 등에 비춰보면 경기 침체(recession)로 갈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포드 회장은 미 주식시장에 대해 “미국 중앙은행(Fed·연준)이 비둘기(dovish·통화완화 선호)로 후퇴, 금리인상 걱정이 없어졌다”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큰 성장 폭은 아니겠지만, “보통(modest)의 성장은 유지할 것”이라는 게 포드 회장의 분석이다.

그는 “올해 S&P500 기업 투자 수익률은 7~9%로 예상된다”고 했다. 인터뷰는 뉴욕 맨해튼 파크 에비뉴 플라자 빌딩 내 제너럴애틀랜틱 회의실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빌 포드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사진=이준기 특파원
-올해 미국 경제 전망은.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P&G, IBM, 비자 등의 최고경영자(CEO)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더니, ‘그래도 잘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 분위기였다. 비록 속도는 줄었지만 주요 기업들은 아직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은 1~1.5% 정도로 추정된다. 최대 경제 대국이 이 정도라면 괜찮은 것 아닌가.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비즈니스 사이클(business cycle) 이론에서 촉발된 분석이다. 그러나 지난 28년 동안 불경기를 무사히 넘긴 호주를 보라. 그 예상은 빗나갈 것이다.

-미국 주식시장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일단 미국 중앙은행(Fed·연준)이 비둘기(dovish)로 후퇴했다. 금리인상 걱정이 없어진 것이다. 인플레이션도 괜찮고 고용은 훌륭하다. 큰 성장 폭은 아니겠지만 보통의 성장은 유지할 것이다. 문제는 어닝시즌이다. S&P500 기업들에 대한 투자 수익률은 7~9%로 예상된다. 다만 1월에 이미 많이 올랐다.

-신흥시장(emerging markets) 전망은.

△더 좋을 것이다. 펀드멘털도 생각보다 괜찮다. 브라질, 멕시코, 인도, 중국 등 대부분 시장은 모두 5% 이상 성장할 것이다. 특히 인도는 7% 이상의 경제 성장을 예측한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1900달러를 기록하는 등 현재 가장 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인구수도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이는 등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요인이 많다.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큰데.

△잘못된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일부러 경제 성장을 감소시키는 대신, 성장의 질을 높이려 하고 있다. 향후 5년간 5~6% 경제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다.

-어느 지역이 문제인가.

△유럽이다. 브렉시트 결과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EU의회 선거, 10월 드라기 총재 임기 만료 등 정치적 불확실성도 크다. 독일 메르켈 총리는 주도권이 약해졌고,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내부 문제로 씨름하고 있다. 이른바 ‘리더십’ 문제다. 유럽이 큰 침체를 겪을 것으로 본다. 성장률은 0% 전후가 될 것이다.

-한국 투자는 고려하고 있는가.

△한국은 혁신(innovation)의 선두주자다. 한국을 관찰 대상국 중 하나로 올려놓은 이유다. e-커머스와 디지털콘텐츠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 뷰티와 패션, 라이프스타일에서도 흥미로운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만약 투자를 결정하면, 주의 깊게 살펴볼 분야들이다.

-북핵 문제가 한국 투자를 가로막을 변수로 보나.

△관리 가능한 문제로 본다. 정정불안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와 다르다. 중국이나 한국에 투자결정하는 데 있어 북한은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사진=이준기 특파원
-가장 유망한 기술은.

△중요한 건 우리가 이제 데이터의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 50억명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대부분 기업은 클라우드(cloud)를 쓴다. 기술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향후 기술 혁신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질 것이다.

인공지능(AI)만 보더라도 근본 자료는 데이터다. 모빌리티,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도 모두 데이터와 연결돼 있다. 앞으로 데이터 수집(data collection)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전기차와 수소차 중 어떤 기술이 주류가 될까.

△전기차는 이미 테스트 단계를 거쳐 상업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했다. 반면, 수소차는 아직 미흡한 단계다. 연구개발(R&D)과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수소차에 대한 전망을 예측할 수 없고, 공격적 투자도 할 수 없는 이유다.

-무역분쟁의 향배는.

△몇 개월 내 합의를 볼 것이다. 정치적 문제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재선을 염두에 둬야 하고, 시진핑 주석도 권력에 타격을 받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합의 확률은 50% 이상이다.

-합의 이후 양국 관계는.

△무역분쟁은 양국 관계의 전환점(turning point)이 될 것이다. 전략적 협력(strategic cooperation) 관계에서 전략적 경쟁(strategic competition) 관계로 바뀔 것이다. 지정학적 경쟁 등에서 이해 충돌은 있겠지만, 양국 관계가 평화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양국 모두 대국으로써 확장주의 (expansionist)를 펴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양국 간 핵심 쟁점은 ‘중국제조 2025’로 보인다.

△중국은 절대로 이를 포기하지 않을 거다. 이미 너무 많은 투자를 했다. 최근 들어서도 공격적 투자를 유지 중이다. (무역합의를 위해) 포장을 다르게 해 진행할 거다. 조금 더 조용히 움직일 거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미국 대선은 ‘경제’에 좌지우지된다. 침체냐 성장이냐. 경제를 보면 누가 대통령이 될지 예측 가능하다.

빌 포드 제너럴애틀랜틱(GA) 회장 겸 CEO는…2007년 CEO 취임 당시 120억달러 수준에 머물던 제너럴애틀랜틱의 자산 규모를 지난해 말 280억달러로 급성장시킨 인물이다.

CEO 발탁 전인 2006년 한 온라인 증권거래소에 1억3000만달러를 투자했다가 이를 뉴욕증권거래소에 매각, 5배가 넘는 투자수익을 올린 일화는 월가 사모펀드(PE) 업계의 전설로 남아 있다. △앰허스트대학 경제학 학사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MBA △모건스탠리 △1991년 제너럴애틀랜틱 입사 △2007년 CEO 발탁 △포브스 ‘미다스의 손’ 2년 연속 선정 △블랙록 이사 △토리버치 이사 △IHS마킷 이사
사진=이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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