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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점포 투성이’ 구도심 일대선 “손혜원한테 고마워”
젊음의 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손 의원의 조카가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창성장’ 골목으로 들어서자 빈 집은 더 많아졌다. 대문은 페인트칠이 벗겨져 녹슬고, 간판 상호는 중간 글자가 떨어져나가 상호를 알아보기 어려운 가게가 태반이었다. 돌보지 않아 허물어져 내리는 건물도 있었다. 오후 5시인데도 거리를 오가는 사람이 없어 고양이 울음소리만 크게 울렸다.
이런 거리를 “살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손 의원을 대의동 일가 주민들은 지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의동에서 70년 평생을 살았다는 김성환 씨(72세·남)는 “옛날부터 목포시가 여기를 살린다고 난리였는데 안 됐어. 돈도 주고 가게 수리비 줘도 아무도 안들어와. 그런데 손혜원이가 자기 돈 들여서 온다는데, 투기가 아니라 표창할 일이야”라고 강조했다.
문용희 씨(72세·남)도 “서울 사람들이나 건물 몇 채라 하니까 기함하지, 여기 건물이라 해봐야 이 작은거 한 채에 5000만원도 안 해”라며 “손 의원이 내놓는다 해도 사는 사람도 없는데 무슨 투기여”라고 반문했다. 그는 “손혜원한테 다들 고맙게 생각하지. 목포 국회의원으로 나오면 박지원도 이기게 생겼어 지금”이라고 전했다. “나는 이제 박지원이 안 뽑을거여. 이 동네 사정을 다 아는 사람이 어찌 투기라한당가.” 문용희 씨의 말을 듣던 김성환 씨가 거들었다.
문화재 거리에서 창성장과 손 의원의 조카가 운영하는 카페 ‘손소영 갤러리’를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먼지 낀 건물들 사이에 몇 안 되는 새 단장한 가게여서다. 카페 유리창에는 주민과 지지자들의 쪽지가 잔뜩 붙어있었다. ‘아무리 투기라 해도 우리한텐 투자다’, ‘손혜원 의원님 승리하실 겁니다’, ‘손 의원님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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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의원을 반기는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주일 넘게 이어진 손 의원의 투기 의혹에 피로감을 느끼는 시민들도 있었다.
목포역 근처서 만난 이모 씨(20대·여)는 “(손 의원이)여기 낡은 건물 몇 채 산게 전국에서 취재하러 찾아올 일이냐”며 “저는 관심없다”고 말했다. 택시 운전사 박용진 씨(60대·남)도 “신도시 사람들은 투기라는 사람도 있더라”며 “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조선내화 옛 공장 터가 위치한 목포 서산·온금 지구 주민들은 손 의원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다. 조선내화 문화재 지정으로 지역 재개발이 좌초 위기에 놓였는데, 손 의원이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손 의원은 투기 의혹을 제기한 배후로 서산·온금 재개발조합과 건설사를 지목하며 검찰 조사를 자청하기도 했다.
김대식 목포 서산·온금 재개발 조합장은 “20년 넘게 폐공장을 방치해 우리 주민들은 발암물질인 석면을 마시고 살았다. 그런데 이제와서 문화재라 하고, 그것 때문에 재개발을 못한다 하니 이해가 안된다”며 “(손 의원이 배후로 지목하는)태영건설과 SBS는 저희한테 전화온 적도 없었는데 검찰 조사를 받으라니..”라고 토로했다.
김 조합장은 “조선내화만 보고 그 뒤에 살고 있는 사람은 왜 아무도 봐주질 않냐”며 “이 동네는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을 쓰고, 병원도 약국도 목욕탕도 없다. 아파트 지어 떼돈을 벌고 싶은게 아니라 남들처럼만 살고 싶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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