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눈 뻑뻑…제약업계, 안구건조증 치료제 '눈독'

미세먼지·스마트폰 사용으로 환자 수 매년 증가
일반의약품, 연평균 50% 성장세
'원인 치료' 신약 도전 업체도 늘어
  • 등록 2018-07-17 오후 6:40:23

    수정 2018-07-17 오후 9:24:17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미세먼지와 황사 등 대기환경 악화와 스마트폰 사용 등 생활습관이 맞물리면서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도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기존 제품에 대한 기능 개선 등 관련 사업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안구건조증 시장 규모는 2015년 1300억원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커져 올해에는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안구건조증 환자는 매년 2%씩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2016년 안구건조증 처방액은 1600억원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환자 수 증가 추세와 처방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 시장까지 합치면 올해 2000억원 돌파는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구건조증 치료를 위한 일반의약품인 인공눈물의 경우 JW중외제약(001060) ‘프렌즈’ 시리즈와 광동제약(009290) ‘아이톡’ 판매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프렌즈는 2010년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이 증가,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50% 늘어난 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 역시 지난해 동기보다 28% 정도 매출이 늘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현 상태를 이어간다면 지난해 매출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인장 추출성분인 ‘트레할로스’를 주성분으로 하는 아이톡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58% 정도 늘었다. 올해 아이톡 매출은 3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아이톡 용량을 0.8㎖에서 0.5㎖로 줄이는 대신 가격을 낮췄다. 인공눈물은 세균 오염을 막기 위해 개봉하고 남은 것은 버려야 하는데 한 번에 쓰기에는 양이 많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안구건조증 전문의약품 수요도 늘고 있다. 휴온스(243070)는 ‘클레이셔’를 포함한 점안제 매출이 매년 30%씩 증가한다고 밝혔다. 휴온스 관계자는 “클레이셔를 포함해 생산하는 점안제 품목 전체가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라며 “일반의약품으로 관리가 안 될 정도로 증상이 심한 사람들이 그만큼 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안구건조증 치료를 위한 의료기기 매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GC녹십자엠에스의 안구건조증 치료기 ‘아이안’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배 이상 늘어났다. 이 기기는 의료용 자석패드가 눈을 자극, 안구 혈액과 눈물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원리다. 임상시험에서 눈물막 파괴시간과 기초 눈물 분비량이 각각 54.3%·15.6% 개선되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GC녹십자엠에스 관계자는 “아이안은 기존 의료기기 제품과 달리 전기가 필요하지 않다”며 “접촉 없이 착용만 해도 안구건조증을 개선하기 때문에 직장인과 수험생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에 뛰어드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트리비앤티(115450)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신약 ‘RGN-259’에 대한 미국 임상3상을 준비 중이다. 지트리비앤티는 올해 하반기에 새로운 환자 7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트리비앤티 관계자는 “기존 안구건조증 치료제들은 12주 이상 써야하지만 개발 중인 신약은 2주만 쓰면 된다”며 “경쟁력을 입증받은 만큼 기술수출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올바이오파마(009420)는 류마티스관절염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쓰이는 ‘항종양괴사인자’(Anti TNF-α) 항체를 개량한 바이오베터 ‘HL036’을 개발 중이다. 안약 형태로도 항체가 충분히 염증부위에 전달되도록 분자를 개량한 것이 핵심 기술이다.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2상시험을 통해 각막손상 억제와 안구건조 완화 효과를 입증했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바이오마커 분석과 질환 정도와 약성분 효과의 상관관계 등 후속 분석을 마치고 올해 하반기에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삼진제약은 먹는 안구건조증치료제 ‘SA-001’을, 유유제약은 펩타이드를 활용한 신약 ‘YY-101’을 개발 중이다. 이들 약 모두 임상시험 단계에 있다. 또 일진그룹이 투자한 캐나다 바이오기업 오리니아는 루푸스신염 신약성분 크기를 줄여 안구건조증에 적용하는 약을 개발 중이다. 일진그룹 관계자는 “안구건조증도 염증질환이기 때문에 루푸스신염 치료제 성분의 농도를 낮출 경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기존 안구건조증 치료제보다 4배 이상 효과를 확인했으며, 현재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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