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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남북 간 통신연락선 복원이 남북은 물론 북미관계에서도 국면 전환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이견은 없었다. 남북은 지난 4월 판문점선언 3주년을 계기로 정상 간 친서 교환과 정보 라인 교류 등을 통해 긴밀히 소통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남북이 이날 동시에 내놓은 “남북 관계의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는 발표문의 문구 역시 상당히 흡사하다는 점 또한 남북 간 물밑 소통이 지속적으로 이뤄졌음을 방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4월부터 친서를 교환했다는 것을 포함해서 보면 현 교착 상태를 바꿔야겠다는 의지가 남북 양쪽에 있다는 공감대가 확인된 것”이라며 “그것이 출발점, 기폭제가 되어서 현 상황을 바꿔 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백신협력 등 남북관계 개선의 청신호가 켜졌다”고 분석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위원도 “남북 간 통신선 복원은 2020년 6월 북한의 남북단절 선언 이전의 국면으로 회귀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분명히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했다. 전술전략적인 차원에서 보면 북한이 지난해부터 지속해온 대남냉대 전략을 관계 개선 쪽으로 다시 선회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北의지 따라 반복 ‘갈길 멀어’…후속 조치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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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잠행하던 것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대외관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미국과의 대화 및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의 남북 정상회담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도 “북한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남북관계를 어느 정도 복원시켜 놓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 북미관계에서 긍정적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어느 정도의 확신이 선다면 예상외로 더 과감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이날 통일부도 남북 간 대화 채널의 완전한 복원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으면서 남북 간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고 합의사항들을 실천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코로나19 상황 등의 제약을 슬기롭게 해결해 대화 협상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북측과 비대면 화상회의 등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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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여전히 북측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호응해올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당장 북미대화 재개가 어려운 만큼 북한이 한국을 적절하게 활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의 통신선 복구는 비핵화 협상에 대한 적극적 의지라기 보다는 위험 관리라는 측면이 더 강하다는 것이다. 북한이 최근 식량난과 함께 코로나19 방역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내부 문제를 타파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는 추정이다.
때문에 통신선 복원을 두고 속단하거나 일희일비해선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북한은 향후 한미연합훈련이나 대북전단 문제, 대북제재 완화 등 협상에서 입맛에 맞지 않으면 남북관계 회복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다.
차두현 연구위원은 “통신선 복원 그 자체가 대화의 재개는 아니다”며 “북한은 한국 정부의 조바심을 자극해서 한국이 대북제재의 완화나 해제에 다시 앞장서거나 한미 공조로부터 빠져나오기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관건은 대북제재의 조기 완화 혹은 해제인데, 키를 쥐고 있는 북미간 주요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남북만의 동력으로 한반도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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