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21년형 TV 신제품 라인업을 발표, 본격 경쟁에 나섰다.
신제품이 발표되자 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양사의 대표 제품인 Neo QLED와 올레드(OLED)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어떤 제품이 기술적으로 더 뛰어난지 서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는 것. 주로 OLED 측에선 QLED가 낡은 기술인 ‘LCD TV’에 불과하다는 점을, QLED 측에선 기술적 보완을 통해 OLED의 성능을 넘어설뿐 아니라 OLED의 단점인 번인(Burn-in·잔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QLED TV는 삼성전자의 15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1위를 이끌고 있는 주력 제품이다. LCD TV의 일종인 LED TV에 삼성만의 퀀텀닷(QD) 필터를 씌워 색 재현력을 높였다. 이번에 나온 ‘Neo QLED’는 QLED TV의 최신 버전으로, 기존 제품 대비 40분의 1로 작아진 ‘퀀텀 미니 LED’를 백라이트로 쓰는 ‘미니 LED TV’다. ‘Neo 퀀텀 매트릭스’ 기술과 ‘Neo 퀀텀 프로세서’를 탑재해 화질을 높였다.
삼성과 LG는 수년 전부터 QLED와 OLED로 충돌해왔다. 전쟁의 시작은 삼성전자가 QLED TV를 공개했던 2017년부터다. 당시 삼성은 OLED와 맞비교하며 명암비(밝음과 어둠 간 차이)와 밝기가 더 낫다고 선공을 날렸다. 이에 LG는 삼성의 ‘QLED TV’가 학계에서 말하는 진정한 의미의 자발광 퀀텀닷(QLED) TV가 아닌 LCD TV의 일종이라며 반격했다.
“QLED는 LCD일뿐”vs“LCD지만 OLED보다 낫다”
갈등은 지난 2019년 폭발했다. 유럽 최대 가전·IT 박람회 ‘IFA 2019’ 행사에서 원정 기싸움을 벌이기 시작하더니, LG전자가 기술 설명회를 열고 삼성전자 QLED TV를 분해해 OLED와 비교하는 공격적 퍼포먼스를 펼쳤다. 삼성전자도 LG TV가 8K 콘텐츠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갈등이 격화됐다.
두 회사 모두 사건을 취하하면서 ‘TV 전쟁’은 무승부로 일단락됐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비방 광고 중단을 이유로 신고를 취하했으나, LG전자가 신고한 ‘QLED TV 명칭’과 관련해서는 수년 전 이미 다수의 해외 규제기관이 명칭 사용의 정당성을 인정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LG전자는 신고 이후 삼성전자가 홈페이지, 유튜브 등을 통해 QLED TV가 LCD TV에 퀀텀닷 필름을 넣은 제품임을 인정해 신고를 취하했다고 밝혔다.
잠잠해지는 것 같던 ‘QLED 대 OLED’ 전쟁은 올해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다시 불이 붙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 열린 ‘Neo QLED’ 체험 행사에서 시판 중인 OLED TV와의 비교를 통해 기술적 자신감을 드러냈다. 게임 시연을 통해 블랙 표현이 장점인 OLED보다도 암부 표현이 더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한 것. 시연에 쓰인 OLED TV는 LG전자의 제품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으나 LG 입장에선 소비자들에게 자사 제품으로 비춰질 수 있어 다소 불편한 기색이다. LG전자는 현재까지 별도 체험 행사나 설명회를 통해 ‘맞불’을 놓을 계획은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서로 다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두 제품 간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보통의 소비자가 느끼기는 힘든 정도”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맹추격 중인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쟁으로 소모전을 치르기보다는 차세대 제품 개발 등을 통해 글로벌 TV 시장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