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삼성물산과 옛 제일모직은 지난 9월 합병법인 출범을 통해 건설·상사·패션·리조트 사업부문을 중심으로 의(衣)·식(食)·주(住)·휴(休), 바이오 사업을 아우르는 그룹의 대표기업으로 2020년 매출 6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을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화려한 출발에도 불구, 중복사업 재편과 미래 청사진 제시 등 과제도 여전히 남아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주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 이어 이번주 실시할 합병 후 첫 조직개편에서 4개 사업부문별 어떤 시너지 창출 방안을 내놓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장단·임원인사 조직 슬림화 방점
삼성물산은 합병이후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확보해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며 사실상 그룹의 지주사 위상을 갖게 됐다.
삼성물산의 지배구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 16.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특수관계자를 합하면 지분율이 39.90%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외국계펀드와 표대결까지 벌이며 출범한 삼성물산의 주가는 장밋빛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공식 출범당시 17만원대였던 주가는 8일 현재 14만3000원까지 하락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1일 사장단 인사에서 기존 4명의 각자 대표이사를 3명으로 줄였다.윤주화 사장이 맡았던 패션부문은 오너가인 이서현 사장이 맡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제 출범 100일을 맞은 만큼 아직은 합병의 시너지를 논하기 이르다”면서 “다양한 사업부문을 영위하는 만큼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직개편 유사 기능조직 통합 ‘방점’
사업부문 통합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당시 삼성이 가장 강조한 ‘시너지 창출’이라는 관점에서 불가피한 부분이었다.
올해 3분기 실적을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건설은 해외사업의 대규모 적자를 나타냈고, 패션은 소비침체로 적자를 기록했다. 상사와 리조트·건설 부문은 흑자를 유지했지만 규모가 작다.
삼성웰스토리는 김동환 대표가 삼성라이온스 대표로 이동함에 따라 김봉영 리조트부문 사장이 삼성웰스토리 대표를 겸직하게 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의 방향은 합병에 따른 시너지와 효율성을 위해 건설사업을 통합했다”면서 “리조트부문의 사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역량 강화와 유사 기능조직 통합 등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신성장동력 ‘바이오사업’ 기대감 높아
삼성물산의 가장 큰 기대는 바이오 분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최대주주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8500억원을 투입해 2018년까지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짓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국내 업체들 가운데 가장 많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에 있다.
스마트폰 시장처럼 바이오 분야에서 삼성이 새로운 신화를 쓴다면 삼성물산의 합병 당위성은 물론, 삼성전자와 함께 투톱 체제로 위상도 달라질 것으로 시장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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