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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더불어민주당은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은 유지하는 방안으로 9일 본회의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를 추진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전속고발권 폐지는 청와대 경제수석실은 배제된 채 민정수석실 라인에서 주도했다. 기업에 미치는 영향, 담합 제재 효율성 등을 전속고발권 폐지에 따른 실익을 따지기보다는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 과정에서 한 덩어리로 묶여 ‘패키지’로 논의된 것이다.
지철호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민정수석실은 공정위가 부패했으니 검찰에 권한을 줘서 공정위 권한을 낮추고, 한편으로는 검·경수사권 조정에서 검찰 수사권을 일부 줄이는 대신 전속고발권 폐지를 일종의 인센티브로 주자는 논리였다”고 전했다.
재계는 정부가 전소고발권 폐지돼 검찰이 자의적으로 담합 수사에 나설 경우 기업활동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크게 반발했다. 기업의 협조 아래 이뤄지는 공정위의 임의수사와 달리 검찰의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이뤄질 경우 해당사안과 연관성 없는 사안까지 저인망식으로 훑는 ‘별건수사’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위법과 탈법의 경계가 모호한 공정거래 사건을 행정처분이 아닌 형벌을 우선할 경우 발생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입찰 담합의 경우 담합 증거가 명확하면 대체로 불법으로 간주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법원에서 담합이 이뤄지더라도 해당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 후생을 침해할 가능성이 적은 경우 위법으로 보지 않는 판례가 나온다. 형벌은 고의성이 명확하고 피해가 심각할 경우에 제한적으로 부과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국회 또는 공정위에서 논의된 일에 대해 검찰이 별도로 의견을 내지 않았다”면서 “이번 공정위 전속고발권 관련해서도 마땅히 입장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공정거래법은 전속고발권 폐지를 제외하고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지주회사 강화 등 나머지 법안은 그대로 통과될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애초부터 정치논리로 시작됐던 사안인데 이제 와서 경제계의 요구를 수용해 없던 일로 한 것처럼 얘기한다”며 “경제논리와 정치논리는 구분돼야 하는데 아직도 이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려면 멀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