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보겸 공지유 기자] 네이버 연관검색어를 조작해 4억원을 챙긴 일당이 추징금 계산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2일 오후 서울동부지법 형사6단독 손정연 판사는 정보통신망침해 등 혐의를 받는 김모(39)·조모(39)씨 등 4명에 대한 재판을 열었다. 이들 중 범행을 주도한 피고인 2명은 추징금이 과도하게 책정됐다며 재산정을 요청한 상태다.
| 법원 (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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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프로그램 개발업체 대표 김씨는 2018년 말 악성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국 PC방에 심고 특정 단어를 반복해서 검색하도록 만든 혐의를 받는다. 김씨의 친구 조씨는 바이럴 마케팅 업체 대표로, 김씨와 공모해 네이버에 등록된 음식점·병원에 ‘연관검색어에 업체명이 뜨게 해 줄테니 돈을 달라’며 약 4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조씨는 애초에 범죄수익을 친구인 김씨와 나누기로 했으니, 자신의 추징금 일부를 김씨에게 부과하라는 입장이다. 앞서 조씨는 징역 2년과 추징금 6482만원을 구형받았다. 조씨 측은 그 중 2410만1000원만 추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 2월 열린 재판에서 징역 3년과 추징금 2억282만원을 구형받았다. 김씨는 범죄수익 중 프로그램을 팔아서 번 돈 1억원을 다시 돌려준 만큼, 추징금액에서 빼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다만 금융거래내역은 없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김씨의 변호인은 “처음에 프로그램 판매비 1억원을 현금으로 받았기 때문에 돌려줄 때도 현금으로 반환해 거래내역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검찰은 추징금 다툼의 여지가 없는 피고인 2명에 대해선 이전과 같은 구형을 했다. 김씨의 개발업체에서 일한 프로그래머 성모(39)씨는 징역 2년을, 조씨의 바이럴 마케팅업체 직원 이모(28)씨는 징역 1년 6월에 추징금 1499만원을 구형했다. 성씨는 “이번 사건으로 피해받은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며 “3개월 넘게 저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많이 슬퍼했고 이런 점을 감안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씨 역시 “많이 반성하고 있고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열심히 살겠다”고 했다.
김씨와 조씨의 추징금 산정 공판은 오는 27일 오후 재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