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정상회담·중동向 원전수주 기대감…숨 가쁜 정책株

정책株, 외교·정치 영향에 민감…급변하는 환경에 반응
김정은, ‘한반도 비핵화’ 발언에 남북경협株 급등
文정부, UAE와 사우디 원전수주 협력 발표…원전株 소폭 상승
  • 등록 2018-03-28 오후 8:01:19

    수정 2018-03-28 오후 8:01:19

자료=마켓포인트 제공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정부 정책에 연계돼 움직이는 관련주(株)가 최근 그 어느 때보다 숨 가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북한과 중국의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비핵화’에 긍정적 분위기가 감돌면서 남북 경협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다른 한 쪽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순방을 계기로 원전 관련주가 술렁이고 있다.

김정은, 中시진핑 만나 비핵화 의지 표명…남북경협株↑

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공식 발표하자 남북 경협주가 급등했다. 이날 제룡전기(033100)가 전 거래일 대비 27.07% 올랐고 남광토건(001260)광명전기(017040) 인디에프(014990)도 각각 12.22%, 11.53%, 10.54% 올랐다. 이 밖에 현대건설(000720)(4.02%) 현대엘리베이(017800)(2.56%) 등 대북 관련 종목들도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중화인민공화국을 비공식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부인 리설주가 동행했고 최룡해·박광호·리수용·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조용원·김성남·김병호 당 부부장 등이 수행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 시종일관 우리 입장”이라고 말하며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에 미국 백악관은 27일(현지시간) “이러한 진전 상황에 대해, 우리의 최대 압박 전략이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적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추가 증거로 간주한다”고 언급했다.

그간 남북경협 관련주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남북 간 판문점 연락망 재개통,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까지 가시화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감소로 이어지자 더욱 힘을 받는 분위기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향후 남북협상 진척 여부와 실적 등의 요인을 꾸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자료=마켓포인트 제공
◇중동向 원전수주 기대감…관련株 “이번에는?”

정부는 또 문 대통령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순방을 계기로 중동 국가를 대상으로 원전 수출을 위한 협력기반을 마련했다. 그동안 탈(脫)원전 정책으로 부진했던 원전 관련주(株)에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관련주도 소폭 상승했다. 한국전력(015760) 주가는 이날 2.09% 오른 3만1800원에 장을 마쳤다. 두산중공업(034020)의 경우 지난 16일부터 오르기 시작해 전날까지 9.18% 상승했지만, 이날은 2.11% 빠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현지시간) UAE와 산업·에너지 분야에서 총 9건의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핵연료를 비롯한 원전 협력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사우디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원전 2기를 짓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전건설 입찰에 공동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MOU는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주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중동 원전수주가 장기적 과제인 만큼 장기 모멘텀으로서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 “한국전력의 경우 정부 방침으로 원전 이용률이 낮아진 상황에서 상황이 썩 좋지는 않다”며 “발전 단가가 높은 발전소 위주로 전력이 돌아갈 수밖에 없어 부담이다”고 언급했다. 이어 “단기적 실적측면에서 아직까지는 반등하기 위한 모멘텀은 안 보인다”며 “중동 이슈도 정말 나중에 진전된 소식이 있어야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도 “아직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이라며 “계약만 되면 당연히 좋아질 것이고 현재 기대감도 조금 반영됐지만 당장 추세 전환까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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