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식산업센터, 2분기에도 '찬바람'…하반기 경·공매 쏟아진다

서울시 올해 2분기 거래금액, 분기 평균 67% 그쳐
분양권 가격 하락→매매거래 감소→전국시장 영향
경기도, 신규분양 '마이너스 프리미엄'…시장 '부진'
건축허가 건수 급감…올 하반기 경·공매물건 '봇물'
  • 등록 2024-09-04 오후 6:36:30

    수정 2024-09-04 오후 6:36:30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전국 지식산업센터 시장에는 올해 2분기에도 ‘찬바람’이 불었다. 특히 서울 지역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것이 전국 거래량에도 영향을 줬다.

올해 하반기에는 사업성 부족으로 대출 및 사업진행이 어려워진 지식산업센터의 토지가 경·공매 및 부실채권(NPL) 시장에 많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권 가격 하락→매매거래 감소→전국시장 영향

4일 지식산업센터 빅데이터 플랫폼 지식산업센터114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평균 거래가격은 경기도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모두 전년 동기대비 하락했다.

전국 지식산업센터 분기별, 월별 거래량 추이 (자료=지식산업센터114)
서울시는 최고점(작년 1분기) 대비 약 80% 평균 거래가격을 유지하며 가팔랐던 상승분을 반납하는 중이다. 다만 이는 작년 4분기 특수한 거래사례를 제외한 경우다.

또한 서울시의 지난 2분기 총 거래금액은 2021억원으로 평균 분기 거래금액(3015억원)의 약 67% 수준에 그쳤다. 분양권 가격하락의 영향으로 매매거래도 감소했다.

서울시의 월별 평균 거래금액은 지난 2022년(889억원)에서 작년 670억원으로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 기준 6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서울시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것이 전국 거래량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 2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은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특히 최근 5년 분기 평균 거래량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 기간 전국 지식산업센터 거래건수는 전분기보다 약 5.3% 감소했다. 거래금액과 거래면적은 각각 약 16.9%, 19.7% 감소했으며 평균 거래가격은 약 3.4% 상승했다.

이에 따라 지난 2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조정장을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 월별 거래량은 조정 구간에 진입해 있으며 거래금액은 작년 급락 후 완만한 바닥 다지기 패턴을 나타냈다.

경기도는 신규분양 지식산업센터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인해 지역 매매가격이 동반 하락했다. 특히 경기도 안양시, 광명시, 성남시, 용인시는 지난 2020년 하반기에 지식산업센터 가격이 급상승한 후 2022년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유지했다.

경기도 기타 지역도 거래시장 분위기가 회복되지 않고 부진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지식산업센터 실거래가 최상위 지역은 여전히 서울시 성동구, 송파구, 영등포구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비롯한 상위 10개 지식산업센터는 모두 개별 입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큰 폭의 하락은 없었다.

건축허가 건수 급감…올 하반기 경·공매물건 ‘봇물’

올해 하반기에는 공매물건이 많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성 부족으로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못 받은 사업장에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하는 등 개발사업이 어려워진 지식산업센터의 토지가 경·공매 및 부실채권(NPL) 시장에 나올 예정이어서다.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경매 진행 현황(왼쪽) 및 지역별 경매 평균 낙찰가율(오른쪽) (자료=지식산업센터114)
실제로 올해 2분기 수도권 지식산업센터의 법원 경매 진행건수는 290건으로 지난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분기(182건) 대비로는 약 59% 증가했다. 특히 서울시에서 급격하게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지식산업센터 건축허가 건수도 급감했다. 서울시 영등포구, 경기도 하남시, 강원도 원주시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사업 진행이 어려워져 개발사업을 포기하고 토지를 매각하거나, 건축허가를 직접 취소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에서는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의 성공 여부가 불확실해진 데 따라 개발회사들이 계약금을 5%로 낮추고, 개발이익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캐쉬백(고객에게 돈 일부를 돌려줌)을 지급해 초기 분양율을 높이고 있다.

고분양가로 이슈가 된 신규분양 현장은 저조한 분양율로 사업성을 재검토하거나, 용도변경 등 다른 돌파구를 찾고 있다. 또한 입주시장은 지역과 관계없이 잔금납부율이 저조해서 개발사, 건설사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구로구, 금천구 입주현장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에 실수요 기업 중심으로 거래가 일어나고 있다. 또한 낮아진 임대료로 공실이 소화되며, 대형 면적의 임대차계약이 체결되고 동일 건물, 층별 임대투자자 간 커뮤니티가 구성되고 있다.

송파구는 매매, 임대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중이다. 반면 성동구는 매매가격 하락은 없지만 임대가격은 소폭 상승 중이다.

영등포구는 잔금이 미납되는 사례가 많지만 중개업소가 주도하는 분양권 마이너스 거래가 증가해 일정 부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남양주시, 구리시, 평택시, 고양시 등 택지개발지구에 공급된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단기간에 공실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식산업센터114 운영사 알이파트너의 조지훈 대표는 “경기도 택지개발지구에 공급된 지식산업센터는 잔금 납부율과 입주율이 낮다”며 “비슷한 시기에 입주를 시작해 투자자들이 경쟁적으로 임대료를 낮추고 있지만 매물이 쌓여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설상가상으로 하반기에 입주를 앞둔 현장이 많아서 수분양자는 장기간 고전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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