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증시 랠리 와중에 음식료주 주가가 동반 추락했다. 국제 상품시장에서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음식료품 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기상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곡물값 상승 우려가 커지는 만큼 음식료주 투자에 보수적인 시각이 필요한 때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유가증권 음식료품 업종지수는 전일대비 2.25%, 125.93포인트 떨어진 5476.0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가 1.14%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부진한 성적이다.
| ▲자료제공; 마켓포인트, 단위;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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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 대표주인
CJ제일제당(097950)이 7.82% 하락한 40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CJ제일제당 우(097955)선주는 8.83% 하락했다.
삼양사(145990)와
팜스코(036580)가 6% 넘게 밀렸고
대상(001680) 대상우(001685)선주가 각각 5%, 4%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롯데푸드(002270) 샘표식품(007540)이 4%대,
오리온(001800) 크라운제과(005740) 동아원(008040) 삼양제넥스(003940)가 2% 이상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음식료주 동반 하락은 간밤 급등한 곡물가격 때문이었다. 국내 음식료 업체는 원재료인 곡물을 수입한 뒤 가공해 판매한다. 따라서 원재료와 환율이 이익률에 큰 영향을 준다. 곡물가가 급등하면 원재료 가격이 상승해 수익성이 나빠진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초겨울까지 엘니뇨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곡물 생육기에 기상 이변이 발생하면 곡물 가격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주 초부터 오르기 시작한 곡물값은 최근 일주일간 평균 10% 올랐다. 지난달 30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옥수수가격은 전일대비 4.91% 올랐고 대두 가격도 5.84% 올랐다. 캔자스시티 상품거래소(KCBT)의 밀 가격 역시 4.94% 올랐다.
| ▲자료제공; KCBT, 단위; 부셀/달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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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파종면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확인되면서 간밤 곡물가격이 급등했다. 파종면적은 올해 생산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데 파종면적이 예상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 생산량이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우려가 가격에 반영됐다. 미국 옥수수 파종면적은 전년대비 1.9% 감소해 예상치(1.8% 감소)를 1%포인트 밑돌았다. 콩 파종면적도 전년대비 1.7% 증가하는데 그쳐 예상치(2.1%)를 밑돌았다.
미국 옥수수와 콩 2분기말 재고가 시장 기대치를 밑돈 것도 곡물 가격에 영향을 줬다. 더불어 최근 상승세를 타는 원·달러 환율도 음식료주에 악재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대비 1.85원 오른 1117.2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10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생산원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천원창 신영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곡물 가격은 다른 자산보다 저렴한 것을 고려하면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크다”며 “곡물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은 곡물 수입 가격을 높여 국내 음식료 기업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