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정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추가 부동산 대책을 이번주 중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수도권 신규 택지지구 공급은 또다른 투기 수요를 자극할 뿐 근본적인 처방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평화당 정책위원회·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참여연대가 공동 주최한 부동산 개혁 긴급토론회에서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감시팀장은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이 수도권 대규모 공공택지지구 개발 쪽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공급이 부족해서 집값이 오른 게 아니다”라며 “강력한 분양가 상한제나 건설 원가공개 같은 본질적인 문제점을 건드리지 않으면 시장이 또 들썩거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금까지 1960년대 강남, 1980년대 목동·상계, 1990년대 수도권 1기(분당·일산), 2000년대 수도권 2기(용인·판교·위례) 등 신도시가 개발됐지만 집값이 진정되기는 커녕 천정부지로 치솟았다는 것이다. 특히 2기 신도시 개발 이후 강남 아파트값이 2.3배, 강남 전체 땅값 총액이 795조원 상승했던 사례를 볼 때 수도권 공급 확대가 전체 시장 안정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이야기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폭등을 자꾸 공급 확대로만 해결하려고 한다. 수급(수요·공급) 불균형이 원인이라면 올해부터 내년까지 서울 입주 물량이 최근 10년 평균치보다 많은데 집값이 떨어졌어야 정상이 아닌가”라며 “결국 투기적 가수요 때문에 집값이 폭등하는 것인데 여기서 공급을 확대한다면 또다른 투기판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임대주택 정책의 경우 서민 대상 공공영구임대를 늘리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임대주택 상당수는 투기 수요를 자극하는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신혼부부주택, 보금자리주택 등은 지금 사실상 임대사업자들에게 ‘로또’나 마찬가지”라며 “서민형 공공 임대주택을 지어서 3~5년정도 쓰게 하고 이후 소득에 따라 또 다른 서민이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