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일각서 부정선거 의혹 제기.."정신 못 차려"

'낙선' 민경욱, 20일 의총서 공론화
차명진도 "사전투표 의심"
이준석 "지고나서 음모론까지..비참"
"당이 이러니 국민들 등 돌려"
  • 등록 2020-04-20 오후 4:58:12

    수정 2020-04-20 오후 10:36:09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개표요원들이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수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4·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극우 성향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내용을 두고 통합당 일부 구성원들도 맞장구를 치는 모양새여서 비판이 나온다.

인천 연수을에서 낙선한 민경욱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통합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사전투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경욱 의원이 선거가 뭔가 이상하다고 해서 구체적으로 말씀을 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통합당 내부에선 이번 총선 때 접전을 펼쳤던 몇몇 지역에서 통합당 후보가 본투표에서 앞서고도 사전투표에서 뒤져 역전당한 경우가 발생하자 수개표로 진행된 사전투표 개표에서 일정한 비율에 따라 득표수가 배분된 의혹이 있다는 등 ‘음모론’이 나왔다.

경기 부천병에서 낙선한 차명진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소 12곳에서 사전선거 결과가 이상하다. A후보와 B후보의 관내·관외 득표 비율이 똑같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시험을 치른 두 학생의 답안지가 정답이나 오답이나 할 것 없이 숫자 하나 안 다르게 똑같다면 이상한 거 아니냐”라며 “그런 경우가 전국 12곳이나 발생했다 한다. 이곳들만이라도 사전 투표함을 재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전 대표도 이번 총선에 대한 부정선거 의혹을 거론한 바 있다. 그는 총선 당일 투표를 하러 간 자리에서 기표소에 가림막이 설치되지 않았다며 부정선거를 입에 올렸다.

통합당은 공식적으론 부정선거 의혹에 선을 긋고 있다. 총선에서 지역구 84석으로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큰 패배를 기록하고도 선거에 불복하는 듯한 주장이기 때문이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당의 입장과 상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세연 의원도 “사전투표 부정선거론이 보수진영 안에서 계속 큰 화두가 되고 음모론이 계속 작동하고 있다”며 “환경변화에 대한 기본적인 자각이 아직도 안 돼 있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지고 나서 음모론까지 당이 뒤집어쓰면 얼마나 비참한가”라며 개탄했다. 그는 “내가 바로 본투표 당일 투표를 이기고 사전투표에서 져서 낙선한 후보”라며 “이러한 자신도 단 한표도 부정이 없다고 보는데 왜 난리를 피우는지, 바로 이런 점으로 인해 국민들이 등을 돌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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