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석 코레일 사장 “내 임기 중 효과 없어도 철도 안전에 투자할 것”

  • 등록 2019-05-02 오후 4:05:56

    수정 2019-05-02 오후 4:05:56

손병석 코레일 사장(가운데)이 지난 4월30일 새벽 경부선 전의역과 전동역 사이 심야 선로유지보수 작업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코레일 제공.


[세종=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취임 한 달을 맞은 손병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지난해 잇단 사고로 실추된 코레일의 명예를 안전 최우선 경영으로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2일 세종시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영개선, 4차산업혁명 대비, 역세권 개발, 남북철도, 대륙철도 등 각종 현안이 많지만 무엇보다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며 “지금 회사 부채비율이 꽤 높지만 안전 관련 투자를 더 늘리겠다. 안전이 곧 돈”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코레일에서는 오송역 단전, KTX 강릉선 탈선 등 사고가 잇달았다. 작년 12월에는 오영식 전 사장이 각종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며 사임한 바 있다. 이후 3월 말 취임한 손 사장은 전국 각 역사를 방문해 안전 점검 ‘광폭행보’를 펼치고 있다.

손 사장은 “안전 운행을 위해 새 열차를 지금 구매하면 3~5년 뒤에나 나온다. 내 임기 안에 (새 열차를) 못 받는 대신 회사 부채는 늘어나는 것”이라며 “부채가 늘어 경영평가를 좋지 않게 받더라도 신경 안 쓴다. 누군가 이 일을 해야 한다면 내가 하겠다는 얘기”라고 힘줘 말했다.

코레일은 강릉선 사고 책임 여부를 두고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손 사장은 철도 총괄 회사로서 안전 운행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강릉선 사고를 두고 내부에서는 억울한 점이 있다고 보기도 하는데 저는 다르게 생각한다”면서 “철도는 시스템이고 그 총괄은 코레일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안전점검과 유지보수 작업 시간을 넉넉하게 확보해야 철도 안전이 지켜질 수 있다며 현장 직원들이 작업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열차 운행 조정 등 모든 가능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순수 작업시간이 원래 세 시간 반은 확보돼야 하는데 두시간 반정도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두시간 반 내에서 가지고 분단위로 작업하더라도 항상 변수가 생기기 때문에 지금보다 20~30분 더 여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손 사장은 안전 외에도 노사 통합이 중요하다고 봤다. 손 사장은 “사고가 나거나 파업이 일어나면 회사의 기둥이 흔들린다. 노조와도 열심히 소통하고 있다”며 “올해 파업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 못하지만, 코레일과 SR-한국철도시설공단 통합 같은 이슈로 파업을 끌어 나가기에는 국민 눈초리가 사나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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