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그린 그림 '5억원'에 팔렸다…낙찰 예상가 40배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서 첫 낙찰
같은 경매 앤디 워홀 작품보다 비싸
상당수 작가 독창적 작품 맞나 논란
  • 등록 2018-10-26 오후 9:44:41

    수정 2018-10-26 오후 9:44:41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43만2500달러(약 4억9000만원)에 낙찰된 인공지능(AI) 오비어스가 그린 초상화(사진=뉴시스).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인공지능(AI)이 그린 초상화가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거액에 팔려나갔다. AI 그림이 세계 주요 경매에서 낙찰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25일(현지 시간)에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 ‘벨라미가(家)의 에드몽 벨라미’라는 그림이 43만2500 달러(약 4억90000만 원)에 낙찰됐다고 뉴욕타임스(NYT)와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그림을 구매한 이는 익명의 전화 입찰자이다.

이 그림은 프랑스의 예술집단 ‘오비우스’가 AI를 활용해 그린 가상의 초상화다. AI 알고리즘을 통해 캔버스에 잉크로 그려졌다. 그림의 서명은 수학 방정식이나 화가 이름은 작품을 만든 그룹 오비어스에서 따왔다. 오비어스는 프랑스 개발자 피에르 포르텔, 위고 카셀-뒤프레, 고티에 베르니에르로 이뤄진 팀이다.

오비어스는 14~20세기 초상화 1만5000여 점을 토대로 작품을 창작했으며 이날 경매가 이뤄진 작품은 오비어스의 그림 11점 중 하나이다.

7분 동안 치열하게 진행된 경매에는 모두 5명이 참가했으며, 이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한 전화 응찰자에게 초상화가 돌아갔다고 크리스티 측은 밝혔다. 낙찰가는 당초 크리스티 측이 예상한 7000만∼1만 달러(약 800만∼1100만 원)보다 40배 이상 높은 가격이다.

특히 같은 경매에 나온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작품(낙찰가 7만5000달러)과 로이 릭턴스타인의 작품(낙찰가 8만7500달러)을 모두 합친 가격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 높았다고 NYT는 전했다.

이 초상화는 흐릿하고 완성되지 않은 듯한 남성의 이미지를 묘사했다. 크리스티는 “약간 뚱뚱한 신사로 아마도 프랑스인일 것이며, 어두운 프록코트와 순백의 칼라로 미뤄볼 때 교회의 남성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매 후 오비어스 측은 성명을 통해 “흥미진진한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리의 바람은 이번 경매를 통해 우리의 전임자들과 동료들이 낳은 놀라운 성과가 주목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이날 경매는 AI 예술에 대한 전통 미술 시장의 관심을 살펴보려는 크리스티 측의 테스트라고 풀이했다. AI가 그린 초상화에 대해 많은 예술가들은 독창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AI와 협업해온 상당수 다른 작가들은 이 초상화가 독창적인 작품이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작가 로비 배럿은 자신이 작성해 인터넷에 공개한 코드가 이 초상화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비우스’ 측은 배럿의 코드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코드를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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