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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된 여성의 한이 이국적인 플라멩코 리듬에 맞춘 춤과 노래로 승화한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를 연출하는 구스타보 자작은 23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우란문화재단에서 전막을 시연한 후 “이 작품은 한국의 한과 아주 잘 어울린다”라며 “스페인에서 영어로, 다시 한국어로 공연하는 작품이지만 오히려 한국과 가장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베르나르다 알바’는 20세기 스페인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희곡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기반으로 만든 뮤지컬이다. 1930년대 초반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보수적이고 권위적으로 절제한 삶을 강요하는 늙은 어머니와 그에게 억압받는 다섯 딸의 이야기다. 격정적인 안무와 노래로 열정과 희망 그리고 욕망을 숨겨야 하는 절망과 체념도 다룬다.
자작은 스페인에서 온 ‘베르나르다 알바’이나 한국 관객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거로 봤다. 그는 “로르카가 전하고자 한 내용을 한국 정서에 어떻게 맞추느냐가 관건이었다”며 “배우들과 스페인 원작을 같이 읽는 작업을 하는 등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했다”고 말했다.
일부 폭력적인 내용이 눈에 띈다는 말에 자작은 “딸을 억압하는 베르나르다 알바는 악역처럼 보이나 그 역시 폭력의 희생자”라며 “두 차례 결혼을 했고 남편에 폭행을 당했다. 베르나르다의 행동들은 줄 잇는 폭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베르나르다 알바’는 24일부터 11월12일까지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공연한다. 2006년 뉴욕에서 초연했으며 한국에서는 이번이 첫 공연이다. 자작은 “한국에서 여러 작품을 연출했으나 ‘베르나르다 알바’는 특별하다”며 “함께 공연하는 배우들이 작품 속 주인공이 가져야 할 열정을 모두 가지고 있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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