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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촉발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파동은 이틀째 이어졌다.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은 원칙적으로 ‘비례대표 공천 과정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 대표는 이날 오후 당안팎의 반발을 의식해 “내일 최고위원회에서 공관위에 재심의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미래한국당 측은 5명 이내의 순번을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결과적으로 황교안 대표가 엄연히 법적으로 별개인 미래한국당 공천에 개입하는 모양새가 연출돼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黃 “통합당 아닌 미래한국당서 조치 할 상황”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공병호 공관위원장은 17일, 전날(16일) 파동을 해명하는 데 주력했다. 앞서 미래한국당은 전날 저녁,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확정 의결하려 했다. 실제 대의원투표까지 거쳤지만, 최고위 의결을 앞두고 통합당 측이 비례대표 명단에 반발했다. 결국 미래한국당으로 적을 옮긴 일부 최고위원까지 보이콧을 벌이는 등 공천은 파행을 맞았다.
당 안팎에서는 황 대표가 명단 공개 직전까지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고, 실제 명단을 받자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나 “저희(통합당)가 최고위를 소집할 상황은 아니고 미래한국당에서 필요한 조치를 할 상황”이라며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미래한국당이 창당 대회에서 밝힌 공천 콘셉트는 ‘젊음과 전문성’이다. 실제 당선권인 20번 안에는 60대 4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50대 이하로 구성됐다. 이 중 30대는 김예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3번), 김정현 변호사(5번), 유튜버 우원재씨(8번)가 이름을 올렸다. 분야 역시 언론·국방·기업·노동·과학·에너지 등 골고루 분포했다.
“‘뒤통수 맞았다’, 변명 안 돼”
그러면서 “통합당 인재영입 후보 대부분을 미래한국당 비례 후보군에 포함하기를 황 대표 측이 원했다면 공병호란 사람을 공관위원장으로 인선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공천파동은 비례대표 순번을 일부 조정하는 선에서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래한국당 최고위 의결 정족수조차 못 채우는 상황에서 한 대표 혼자 밀어붙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통합당 역시 또다른 비례전담정당을 만들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 다만 결론적으로는 모(母)정당인 통합당,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모두 심각한 공천 파동을 겪으며 황 대표의 리더십은 또 한 번 상처가 났다는 평가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는 “근본적으로 미래한국당은 통합당의 자매정당이다. ‘한 대표·공 위원장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은 원칙이 아니다”면서 “통합당 역시 지금껏 양측이 소통하지 않다가 ‘뒤통수를 맞았다’는 것은 변명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