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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담판’이라고 불리는 북·미 정상회담이 12일 막을 내렸다. 정상회담을 지켜본 시민들의 대부분은 이번 회담이 남북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일부 시민들은 이번 협상이 속빈 강정으로 끝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회담 시작하기 1시간 전부터 이목 집중…외국인들도 큰 관심 보여
이날 서울역 TV앞에는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1시간 여 전부터 생중계를 보기 위한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날 오전 9시 10분쯤 서울역 TV 가장 앞 벤치를 중·장년 시민들이 채우기 시작했다. 20분 가량이 흐르자 20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TV앞 모든 벤치를 꽉 채웠다.
열차 시간을 기다리며 뉴스 화면을 지켜보고 있던 강모(68)씨는 “10시에 부산행 열차를 타야 해서 정상회담이 시작되는 순간을 못 볼 것 같아 아쉽다”면서 “모쪼록 서로 얘기가 잘 돼서 좋은 결과가 나와 북한 문제 걱정을 덜 하게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 모인 노인들은 정자에 앉아 휴대용 TV를 시청하며 정상회담에 큰 관심을 보였다. 건강체조를 하기 위해 탑골공원에 왔다는 한 노인은 “오늘은 체조보다 회담이 더 중요한 날”이라고 말하며 다른 노인의 휴대용 TV로 시선을 옮겼다.
외국인들도 정상회담에 이목을 집중했다. 한국 이민을 준비하고 있다는 가나인 오스만(Osman·25)씨는 “가나에 있을 때 한국이 전쟁 위험이 있는 나라라고 알고 와서 걱정도 했었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도 잘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 내가 앞으로 살 나라가 평화롭고 안전한 곳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두 정상이 나란히 앉아 악수하는 순간에는 곳곳에서 환호성과 박수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정상회담 자축할만한 일” vs “합의문 실행 여부 지켜봐야”
탑골공원에서 휴대용 TV로 정상회담을 시청했다는 이모(82)씨도 “갑작스럽게 취소될 뻔 했었던 정상회담이 무사히 끝난 거 같아서 다행”이라며 “양 국가간 관계에 있어 긍정적으로 논의가 진행된 것 같아서 다행으로 생각한다. 향후 두 정상의 행보에 더 큰 기대를 걸게 됐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에 실망감을 보인 시민들도 있었다. 사당역에서 지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하모(49)씨는 “이번 정상회담 결과가 모호하다.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도 없었고 결국 속빈 강정이었다”며 “트럼프의 말과 김정은의 웃음만 보고 믿기보다 앞으로 우리가 통일을 위해 무엇을 해나가야할지 고민해야한다. 양 정상간 합의문의 실행될 때까지 너무 들뜨지 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 △평화체제 보장 △북미 관계 정상화 추진 △6·25 전쟁 전사자 유해송환 등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합의문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