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방위복 차림의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주 황남동 한옥마을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와지붕은 한번 고치려면 전체를 다 뜯어고쳐야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남동 한옥마을은 이번 지진으로 한옥 3300여동 가운데 670여동에서 기와가 파손되는 등의 피해를 봤다.
정부 조사결과 피해액이 75억원이 넘으면 대통령령에 따라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고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각종 행정과 재정, 금융, 의료 등의 지원이 이뤄지게 된다. 이와 관련, 최명규 안전처 복구총괄과장은 “경주는 현재 피해액이 75억원이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안전처는 조만간 중앙안전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대통령에게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할 방침이어서 지진으로 인한 첫 특별재난지역 선포 사례가 나올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에 있는 월성 원자력발전소로 자리를 옮긴 후 관계자들에게 “원자력발전시설은 단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국가의 중요한 기간시설로 지진방재대책을 꼼꼼히 재점검해 달라”며 “국민 눈높이에서 소통해 국민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내진설계가 규모 6.5 이상은 감당할 수 있게 돼 있어 큰 사고 없이 잘 넘어갔는데, 앞으로 그 이상의 지진들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하고, 그 이상의 지진이 났을 때에도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게 국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무회의 석상에서도 “이번 지진을 교훈 삼아 원자력발전소, 방폐장 등 주요 시설에 대한 지진 방재 대책을 전면 재점검함으로써 앞으로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더 큰 규모의 지진에도 철저히 대비해 주기를 바란다”고 내각에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