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댔더니 1분만에 체크카드 발급

신한銀 무인점포 `디지털 키오스크` 이용했더니
이체한도는 카드랑 정맥인식 사용시 기존 ATM의 두배
평일 밤 9시까지, 주말에도 계좌 개설 가능
생체 인증 해킹시 파장 우려
휴대폰 본인인증 많아져 불편..신분증보다 `휴대폰`
중장년층 이용 확산까지는 시간 걸릴 듯
  • 등록 2015-12-02 오후 5:33:39

    수정 2015-12-02 오후 6:07:05

신한은행의 ‘무인 스마트점포’ 디지털 키오스크(출처: 신한은행)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신한은행이 2일 출시한 ‘디지털 키오스크(DIGITAL KIOSK)’는 기존 ATM(현금인출기)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크기는 더 크고 기능도 많았다. 한마디로 똑똑해진 ‘ATM기기’다. 디지털 키오스크는 손바닥 정맥 인식을 통해 본인 인증은 물론 지점을 방문해서 처리해야 했던 업무의 90%, 모두 107가지 업무를 할 수 있는 ‘무인 스마트점포’다.

기자는 이날 디지털 키오스크를 통해 기존에 갖고 있던 신한은행 입출금 계좌의 체크카드를 재발급 받아보았다. 10년 전 신한은행 계좌를 개설한 후 거의 거래가 없었던 ‘비활성 고객’인 터라 이용에 제약을 받았다. 비활성 고객은 활성 고객으로 일단 변경해야 이용이 편리했다.

디지털 키오스크가 손바닥 정맥을 인식하고 있다.(출처: 신한은행)
손바닥 정맥인식에 2분

우선 디지털 키오스크 앞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손바닥 정맥인식이다. 화면에서 ‘바이오 인증’을 선택한 후 신분증을 넣고 본인 확인에 들어갔다. 영상통화로 연결된 영업점 직원은 주소 또는 이름, 휴대폰 번호를 확인한 후 디지털 키오스크에 대한 이용약관 동의를 받았다. 이체 한도 수정도 가능했다. 이후 지문 인식이 이뤄지고 비밀번호 6자리를 등록했다. 마지막으로 ARS전화를 통해 휴대폰 본인 인증을 받았다. 이로써 손바닥 정맥인식은 끝난 셈이다. 걸린 시간은 2분 남짓이었다.

본격적으로 체크카드 발급에 나섰다. 생각보다 훨씬 간단했다. 손바닥 정맥인식으로 본인을 확인한 후 원하는 상품의 체크카드를 선택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실물 체크카드가 키오스크에서 나왔다. 각종 약관 동의와 실물 체크카드가 발급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1분정도. 체감 속도는 이보다 더 빨랐다.

손바닥 정맥인식만으로 모든 은행 업무 가능

신한은행의 디지컬 키오스크는 획기적이다. 손바닥 정맥인식만으로 디지털 키오스크에서 제공하는 모든 은행업무가 가능하다. 예컨대 OTP카드나 체크카드 발급은 물론, 소득공제 증명서 등도 발급받을 수 있다. 해외송금이나 대출상환 관리도 가능하다. 그러나 입출금 계좌 가입만은 대포통장 가능성이 있어 직원과 영상통화를 해야 한다. 평일에는 밤 9시까지 주말에는 저녁 6시까지 은행직원과 영상통화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영상통화는 키오스크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으로 할 수 있다. 계좌개설을 신청하면 자동적으로 직원과 연결된다. 소득증명서 등의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데 디지털 키오스크 내 증명서 스캔시스템에서 처리할 수 있다. 다만 예금담보대출을 제외한 대출 업무는 불가능하다. 신한은행은 기술 개발을 통해 추후 신용대출 서비스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디지털 키오스크는 특히 주말에 집을 사거나 이사를 위해 거액의 자금 지급이나 이체가 필요할 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지점을 찾지 않아도 키오스크를 통해 인터넷뱅킹 이체 한도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체 및 출금한도의 경우 체크카드와 정맥 인식을 각각 사용해 기존 ATM기기 한도의 두 배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ATM기기의 이체 한도는 1회 600만원, 일일 3000만원(출금한도는 600만원)인데 키오스크를 통해 카드 및 정맥 인식을 할 경우 1회 1200만원, 일일 6000만원으로 한도가 늘어나는 셈이다. 보안카드를 잃어버려도 키오스크를 통해 재발급 받아 이체 할 수 있다.

역시 보안이 관건

불편한 점도 있다. 대면 접촉 없이 기기로 금융거래를 해야하기 때문에 휴대폰 본인 인증을 거쳐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디지털 키오스크를 방문할 때 신분증, 체크카드 등은 필요없어도 휴대폰만은 반드시 필요한 셈이다. 휴대폰 번호가 변경됐다면 반드시 개인 정보도 변경해야 한다.

우려되는 부분은 역시 보안 문제다. 국내 최초로 ‘손바닥 정맥’이라는 생체 인식이 도입됐지만 생체 인식이 해킹 등에 노출될 경우 어떤 파장이 있을지 예측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 이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클 것 같다. 차세대 ATM기기의 모습을 갖췄지만 중장년층에게까지 사랑받을 수 있기까진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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