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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가스공사에 따르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사표를 제출한 이 사장은 임기(내년 6월30일)를 11개월 앞두고 중도 사임하기로 했다. 퇴임식은 21일 열린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사장이 자진 사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양대노총이 ‘적폐 기관장’ 명단을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이 사장은 통화에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게 좋다”며 “(여권에서) 사표를 내라는 압력은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양대노총이 ‘적폐 기관장’으로 지목한 데 대해선 “가스공사에 오래 (근무하며) 묵어 있는 적폐가 적폐다. (2015년에) 금새 들어온 사람이 적폐인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민주노총·한국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공대책위원회는 지난 18일 ‘공공대개혁을 위한 적폐기관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10명의 퇴진 명단을 발표했다. 이 사장도 퇴진 명단에 포함됐다. 노사 합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강제 도입했고 가스공사가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3년 연속 D를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김정래 석유공사 사장은 통화에서 양대노총의 명단 발표와 관련해 “경영개혁에 대해 지속적으로 저항하는 노조가 적폐 아닌가”라며 “노조가 기득권을 양보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퇴를 왜 하겠나”라며 “노조 적폐를 청산할 때까지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공공기관 관계자도 “오늘 발표는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노조의 주장에 의해 사퇴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공공기관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익명을 요청한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기관장이 명단에 포함돼 당혹스럽다”며 “과거 정부는 양대노총의 요구를 무시했는데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 조만간 지침이 내려오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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