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대신에프앤아이(신용등급 A, 안정적)가 진행한 1000억원 규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32-1~2회차) 수요예측에서 총 3670억원 규모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전체 발행 규모면에서 3배 넘는 자금이 들어왔으나 대부분 3년물에 쏠렸다. 수요예측에는 3년물 700억원 모집에 34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으나, 5년물 300억원 모집에는 270억원의 매수 주문으로 일부 미매각됐다.
한 증권사 채권매니저는 “대신에프앤아이가 나인원한남 보유세 부담 등으로 작년 말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떨어지는 등 부동산 개발 사업을 벌이면서 진통이 많았다”며 “최근 나인원한남 분양 전환 완료로 관련 불확실성을 없앴다고 하나 아직 떨어진 투자자 신뢰도를 회복하지는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정부의 세제 개편으로 주택 공시가격이 시세 수준으로 현실화되고, 법인 보유 주택의 종합부동산세율이 인상되는 등 나인원한남 관련 재무부담이 확대된 바 있다. 이에 대신에프앤아이는 작년 8월 임대사업자 등록 말소를 통해 의무임대 부담을 해소했고, 부동산 보유세의 과세 기준일인 2021년 6월 이전에 기존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조기 분양전환을 추진했다.
그러나 당시 일부 입주민들이 조기 분양전환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하고 다주택자 세금규제 강화 등으로 전환 수요에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분양전환 일정이 연기되거나 분양전환율이 저조할 경우 종합부동산세 부담 등으로 사업 수지가 저하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신평사들은 대신에프앤아이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크레딧업계에서 대신에프앤아이의 5년 뒤의 사업 안정성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5년물 투자자는 장기적인 투자 성과를 본다”며 “대신에프앤아이가 나인원한남 이후 또 다른 사업을 벌였을 때의 불확실성에 대해 우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나 국고채 3년물에 비해서 5년 이상 장기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회사채 5년물 금리도 3년물에 비해 절대금리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 이에 최근 ‘A’ 등급 회사채에서도 5년물 인기가 높으나 대신에프앤아이는 미매각이 발생했다.
대신에프앤아이는 부실채권(NPL) 투자부문에서도 시장지위가 하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신에프앤아이의 전체 자산에서 부실채권 투자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2017년 54.4%, 2018년 45.4%, 2019년 27.6%, 2020년 27.2%, 2021년 3월 말 24.4% 등으로 지속해서 축소되고 있다. 이에 20%를 상회했던 부실채권 투자시장 내 점유율은 15.0%(2020년 기준)로 하락했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연합자산관리와 함께 부실채권 투자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부실채권 투자부문이 사업구조상 주력 부문으로 기능했다”며 “다만 최근 부동산 사업부문 확대로 인한 가용자금의 축소, 신규 투자보다는 회수에 집중하는 NPL 투자 전략 등으로 전체 자산에서 부실채권 투자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대신에프앤아이는 우리금융그룹의 부실채권관리를 목적으로 2001년 11월 우리금융자산관리로 설립됐다. 이후 2014년 5월 대신증권(003540)이 우리금융지주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함에 따라 대신증권 자회사가 됐으며, 우리에프앤아이에서 대신에프앤아이로 사명을 변경했다.
한편 대신증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3년물에 대한 선호가 높아서 5년물로 유도를 했는데 기관투자가 수요가 대신에프앤아이 3년물에 많이 몰렸다”며 “미매각 물량이 크지 않아서 회사채 발행은 문제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에프앤아이 5년물 회사채에 대한 인수단은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신한금융투자, KB증권, 신영증권 등 4곳이다. 남은 미매각 물량은 인수단 총액인수를 통해 추가 청약을 통해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