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5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했다. 지난 1982년 1월(6.9%) 이후 40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3월 당시 상승률(6.6%)보다는 약간 낮았지만, 4월(6.3%)과는 비슷했다. 월가 예상치(6.4%)는 소폭 하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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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E 물가는 오일쇼크가 경제를 강타한 1974년과 1980년 당시 두자릿수까지 치솟았다. 1980년 3월 무려 11.6% 폭등했다. 그때 이후로는 줄곧 한자릿수에서 움직였다. 이번 인플레이션 폭등은 1970년대 중반, 1980년대 초반 흐름과 비견할 만하다. 사실상 오일쇼크발(發) 초인플레이션 이후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해 4.7% 뛰었다. 1983년 9월(5.1%) 이후 최고치다. 월가 전망치(4.8%)보다 약간 낮았지만, 여전히 1980년대 초 레벨을 유지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0.3% 올랐다.
PCE 물가가 중요한 것은 연준이 통화정책을 할 때 참고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연준은 경제 전망을 할 때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아닌 PCE 전망치를 내놓는다. 연준의 물가 목표치는 연 2.0%다.
시장 일각에서는 올해 2월 근원 물가가 5.3% 뛴 이후 4개월 연속 하락했다는 점을 주목하는 기류가 있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 우려는 작지 않다.
월가에서는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이어 7월까지 75bp(1bp=0.01%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은 높을 수 있지만, 침체를 감수하더라도 물가부터 잡겠다는 게 연준의 의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고통이 있더라도 인플레이션에 대항할 필요가 있다”며 “과도한 긴축에 대한 위험가 있지만 이보다 더 큰 실수는 물가 안정에 실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