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사겠다는 정용진, 아시아나보다 光州에 관심?

신세계, 대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금호산업 인수전 참여
겉으론 "항공산업으로 외연 넓힐 기회"
속내는 광주 신세계 지키려는 의도 더 강한듯
  • 등록 2015-02-25 오후 6:19:45

    수정 2015-02-26 오전 8:11:27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유통 공룡 신세계(004170)가 아시아나 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002990) 매각 입찰전에 참여했다.

신세계가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내세운 배경은 항공산업 진출 등 사업 외연을 확대할 기회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우선매수권 포기 등 복잡한 절차를 걸쳐야 하지만, 만약 신세계가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하면 아시아나 항공 경영권도 가져올 수 있어 사업 영역을 항공 산업으로 넓힐 수 있다.

특히 하드웨어인 비행기를 제외하면 항공 산업도 사실상 서비스 산업이다. 유통기업인 신세계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신세계의 속내는 따로 있다는 지적도 많다. 호남의 핵심 점포인 광주 신세계백화점을 지키려는 의도가 더 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그래서 신세계의 경우 다른 인수 후보와 달리 항공 산업에는 큰 욕심이 없는 것 같다는 관전평도 나온다.

신세계는 금호산업의 100% 손자회사인 금호터미널로부터 광주신세계백화점 부지와 건물을 임차해 쓰고 있다. 만약 다른 대기업이 금호산업의 주인이 된다면 신세계는 건물을 비워줘야 할 처지에 몰릴 수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금호터미널로부터 백화점 건물과 부지를 20년 동안 장기 임대하는 계약을 약 5000억원을 주고 체결했으나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인천 핵심 점포인 인천점을 경쟁사인 롯데에 통째로 빼앗긴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인천 백화점 건물 임차 기간은 2017년, 신축 건물의 부지 임차 계약기간은 2031년까지였지만, 땅 주인인 인천시가 롯데에 부지를 일괄매각하는 바람에 신세계는 임차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쫓겨났다. 만약 이번에도 롯데가 참여할 경우 신세계의 입장이 곤란할 수 있다.

결국 신세계는 금호산업 매각 인수전에 참여함으로써 일단 인수후보로 거론됐던 롯데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 또 필요하다면 인수전 베팅 경쟁에 나설 수 있는 자격도 얻을 수 있어 신세계로서는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인 롯데가 이번 인수전에 참여했으면 광주신세계 영업권 때문에 신세계가 입찰에 더 공격적으로 나섰을 것”이라며 “하지만 롯데가 나서지 않은 이상 금호산업 인수에 그리 적극 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항공산업 진출은 물론 광주 신세계 부지도 확보할 수 있어 입찰 전 참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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