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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인원 한남 사업 시행을 맡은 대신애프앤아이(대신 F&I)는 HUG의 분양보증 협상이 어그러질 때를 대비해 임대나 후분양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려는 계획을 마련 중이다.
대신F&I의 100% 자회사인 디에스한남은 지난 2016년 5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를 6000억원에 사들여 최고급 주거단지 개발을 추진해왔다. 분양사업은 HUG의 분양보증을 의무적으로 받아하지만 분양가 산정문제로 심의 과정에서 난항을 겪으며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HUG는 대신이 올 초 제출한 분양가( 3.3㎡당 6360만원)가 지나치게 높다며 한 차례 분양보증을 거절했다. 고분양가가 강남을 포함한 주변 주택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대신과 HUG는 나인원 한남의 분양가를 둘러싸고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다. 대신은 설계를 일부 변경하는 식으로 분양가를 조정했으나 HUG는 여전히 분양가가 높다고 보고 있어 양측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대신은 PF대출 만기를 6개월가량 연장한 만큼 HUG와 분양보증 협상을 진행하는 동시에 임대방식으로 전환도 염두에 두고 있다. HUG의 분양보증을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서다. 대신 관계자는 “사업성을 고려해 선분양이나 후분양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현재 HUG와 협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분양은 사업위험이 커진다는 게 단점이다. 새 정부가 부동산 가격안정 정책을 강력하게 펼치며 주택경기가 주춤하고 건설비용 조달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나인원 한남 사업과 관련해 대신 측은 작년 말 기준 1550억원(출자 50억원, 후순위 대여 1500억원)의 익스포져(위험노출)를 보유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도 추가 자금 부담이 커지면 대신F&I와 모회사 대신증권의 신용등급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사업성을 포함해 전반적인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면서 나인원 한남의 시행사인 대신 F&I을 신용등급 하향평가 대상에 올려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