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임기말 계속되는 中 압박…중국, 희토류 제재 카드 꺼내나

中수출관리법 1일 발효…안보 관련 수출 통제
"희토류·무인기 등 영향 받을 수도"
트럼프, 中기업 블랙리스트 추가 가능성
中 "美 도발 이어간다면 반격 조치 나설것"
  • 등록 2020-12-01 오후 5:56:32

    수정 2020-12-01 오후 5:56:32

중국 장쑤성 롄윈강의 한 항구에서 근로자들이 일본 수출용 희토류 원소가 든 흙을 옮기고 있다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압박을 전방위로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기업을 추가로 블랙리스트에 올릴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데 이어 중국 선박의 선원들에 대한 공산당원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로 희토류 수출 금지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나온다.

중국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일 중국의 수출관리법(수출관제법·出口管制法)이 발효한 가운데 희토류와 무인기를 비롯한 제품과 기술의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수출관리법은 중국 당국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물품, 기술, 서비스’를 수출할 수 없도록 제재하는 게 골자다. 중국 내 조직과 개인이 경외로 해당 제품을 이전하는 것은 물론 중국의 국민, 법인, 조직 등이 외국의 조직과 개인에 통제 품목을 제공하는 것도 금지한다. 중국은 2016년 관련 입법계획을 발표한 후 심의를 거쳐 지난 10월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법안을 통과시켰다.

수출 통제 대상에는 민간용이라도 군사 용도로 쓸 수 있거나 군사적 잠재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이중 용도’ 물품과 기술, 서비스, 데이터가 포함된다.

저우스젠 중국 금속·광물 수출입상회 전 부회장은 “중국산 희토류를 많이 수입하는 일본, 미국과 유럽 일부 나라가 법안 시행 이후 희토류를 구입하기 어려워 질까 걱정한다”며 “중국은 미국이 화웨이의 반도체 공급선을 막은 것과 관련 희토류를 보복 카드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수출 통제 대상이 되는 물품이나 기술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미 시장에서는 법안 시행을 앞두고 희토류 가격이 상승했다.

희토류는 배터리나 군사장비 등 각종 전자제품 제조에 필요한 광물질 17개를 가리킨다. 중국은 전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95%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이 수입하는 물량의 80%가 중국산이다.

린장 중산대학 링난학원 교수는 중국 수출 기업이 희토류 수출 제한의 피해를 볼 수 있는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을 앞두고 있는 만큼 당장 희토류 수출이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희토류는 중국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잠재적 카드가 될 수 있으며 미국도 이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린 교수는 지적했다.

미국은 최근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전날에는 미국이 중국의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와 중국해양석유(CNOOC)를 규제 대상 블랙리스트에 추가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이 중국 선박의 선원들에 대한 공산당원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는 중국일보의 보도도 나왔다. 중국일보는 “이런 조사는 수 시간 동안 진행되고, 또 반복적으로 이뤄진다”며 선박 뿐 아니라 항공기 승무원들도 같은 조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해당 보도가 사실이라고 확인하면서 보복을 시사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이 조속히 잘못된 조치를 바로잡고, 이데올로기적 대립을 조장하는 것을 그만두기를 바란다”며 “만약 미국이 계속 도발을 이어간다면 중국도 대등한 반격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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