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끌고 RV 밀고" …현대차·기아,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종합)

현대차, 매출·영업익 전년比 10.6·16.4%↑
기아, 역대 최대 분기 매출·영업익 달성
제네시스·SUV·RV 등 고수익車 효자노릇 '톡톡'
2분기 원자재값 상승 등 경영 불확실성 지속
"생산·판매 최적화와 전기차 라인업 강화 집중"
  • 등록 2022-04-25 오후 5:42:16

    수정 2022-04-25 오후 9:14:57

[이데일리 손의연 송승현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가 올해 1분기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정세 악화 속에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저용 차량(RV) 등 고수익 차량 판매가 증가한데다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더해진 영향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2분기 반도체 수급난의 완화와 함께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 판매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했다.

현대차·기아 2022년 1분기 실적 (표=양사 취합)
현대차·기아, 친환경차 판매 급증

현대차는 올해 1분기(1~3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1조92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했다고 2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0조29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조7774억원으로 16.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6.4%를 나타냈다.

제네시스와 SUV 등 고수익 차량 판매가 증가했고 우호적인 환율 효과까지 더해져 글로벌 차량 판매 감소를 상쇄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현대차는 해외 시장에서 전년대비 9.7% 감소한 90만2945대를 판매했다. 국내시장에서는 전년대비 18.0% 감소한 15만2098대를 판매했다. 해외시장에서는 SUV 차종의 높은 인기에도 유럽 권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장 판매가 반도체 공급 부족 영향으로 전년대비 7.8% 줄어든 75만 847대가 판매됐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올해 1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등 여러 대외 변수 영향으로 판매가 감소했지만 수년 동안 이어져온 제네시스, SUV 판매 증가에 따른 판매 믹스 개선(고수익 차량 판매 증가) 효과가 더 확대됐다”며 “해외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아이오닉 5를 필두로 GV60, G80 EV, GV70 EV 등 신규 전기차 라인업이 강화돼 전기차 수요 증가에 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아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기아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9.2% 증가한 1조606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8조3572억원으로 전년대비 10.7% 증가했다. 반면 당기순이익 1조326억원으로 전년대비 0.2% 감소했다.

글로벌 차량 판매량을 살펴보면 68만5739대로 전년대비 0.6%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국내에서는 12만1664대로 전년대비 6.5% 감소했다. 신형 스포티지 신차 효과에도 반도체 영향으로 쏘렌토, 카니발 등 주요 차종 판매가 감소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56만4075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0.6% 증가하며 선방했다. 기아는 러시아 권역 판매물량을 타 권역으로 배치해 북미·유럽·인도 권역에서 높은 판매 증가를 달성했다.

수익성이 높은 RV비중은 전년대비 1.6%포인트(p) 상승한 61.3%로 처음으로 60%를 돌파했다. 친환경차량 판매도 급증했다. 기아의 1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11만 43대로 전년대비 75.2% 증가했다. 전체 차량 판매 중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15.8%를 기록해 전년대비 6.9%포인트 확대됐다.

기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 지속과 국제정세 악화로 인한 부품 수급 차질로 일부 생산이 제한됐지만 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 구조를 확보했다”며 “이로 인한 인센티브 축소를 통한 제값 받기 가격 정책을 통해 평균 판매가격이 상승한데다 우호적 환율 영향이 더해져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2분기 부품 수급 개선·성수기 효과 기대”

현대차와 기아는 2분기 반도체 슈급난의 완화를 예상하면서도 중국 봉쇄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적 갈등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 등 경영환경의 악재를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먼저 현대차는 러시아 투자와 신차 출시 연기를 검토 중이며 판매 비용 절감에 나섰다. 원자재값 상승에 대해서도 협력사 자체 조달에 의존했던 기존 구매 방식을 바꾼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또 원자재 가격 인상 이슈 대응을 위한 전사적인 협의체 신설을 통해 설계에서부터 가격 인상까지 전사적이고 유기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기아는 원자재 공급자 우위 상황에서 재료비 상승 부문을 만회하기 위한 가격 상승을 전 권역에서 합리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대기 수요가 이어져 올해 2분기 자동차산업 전반의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대차의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미출고 물량은 52만2000대로 전분기 대비 29% 증가했다. 기아도 쌓여 있는 대기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최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친환경차시장은 유럽,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환경 규제 강화와 충전소 등 인프라 투자 증가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GV60, GV70 전동화(EV) 모델, 아이오닉 6 등 주요 신차 글로벌 출시를 통한 전기차 라인업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관계자도 “RV와 EV6 판매 호조가 계속되고 있고 하반기 니로 신차의 해외 판매가 본격화될 예정”이라며 “2분기에는 부품 수급이 개선되고 성수기 효과가 더해져 판매 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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