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의 꿈 `롯데월드타워`까지 담보로 내놓은 롯데…위기에 대폭 인적 쇄신
롯데그룹은 지난 17일께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발 모라토리엄(채무 불이행) 지라시가 돌며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였다. 롯데지주(004990)·롯데케미칼(011170)·롯데쇼핑(023530) 등 주요 상장사 시가총액이 하루 새 6000억원 가까이 증발할 정도로 시장 우려가 커지자 롯데 측은 18일 “사실 무근”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잠잠해지는가 했던 위기설은 지난 21일 한국예탁결제원이 롯데케미칼 회사채에 ‘기한이익 상실 원인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고하면서 재점화했다. 결국 롯데는 27일 그룹 상징이자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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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에도 되살아나지 못하던 호텔롯데 역시 롯데호텔·롯데면세점·롯데월드 등 3개 사업부 대표를 전부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룹사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경영 리스크를 관리한 정호석 롯데지주 사업지원실장(부사장)이 호텔롯데 대표로, 그룹 생산성 관리를 책임지던 김동하 롯데지주 기업문화팀장이 전무로 승진하며 롯데면세점 대표로 각각 내정됐다. 지주사 내 경영 전문가를 보내 경영 체질 개선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노준형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그룹의 혁신을 주도해야 할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특히 그가 책임지는 경영혁신실은 사업지원실과 통합돼 그룹사 비즈니스 구조조정과 혁신의 중심 축 역할을 수행한다. 노 사장이 그룹 컨트롤타워 수장으로서 각 계열사 혁신을 채찍질할 전망이다.
오너가 3세 신유열…위기 속 경영 전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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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부사장뿐 아니라 CEO도 젊은 인재로 채워졌다. 1970년대생 CEO는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김경엽 롯데이노베이트 대표·황민재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최우제 에프알엘코리아 대표·최준영 아사히 대표·윤원주 롯데중앙연구소장·김승욱 롯데벤처스 대표 등 12명에 이른다.
다만 롯데는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와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등 부회장단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등 주요 식품·유통 계열사 CEO는 유임했다. 임원에서 대폭 변화를 주되 큰 그림을 그리는 부회장단과 이미 턴어라운드 작업이 본격화한 식품·유통군은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롯데는 임원 인사를 수시 체제로 전환한다.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사업의 속도감과 실행력을 높이려면 성과에 기반해 적시·수시에 임원을 영입·교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